장충동 리틀야구장, 이전? 그대로?

입력 2012-02-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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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제모습찾기’ 백지화로 철거 갈등
‘남산 제모습찾기’가 재검토되면서 서울 장충동 리틀야구장의 이전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역점사업이던 ‘남산 제모습찾기’는 남산 자락에 위치한 국궁장, 테니스장, 리틀야구장을 이전하고 남산의 생태계를 복원한다는 명목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 취임 후 사업을 재검토하면서 국궁장과 테니스장을 현 위치에 그대로 남기는 것으로 변경됐다. 이렇게 되자 리틀야구장을 이전할 명분이 사라졌다. 체육시설 중 남산 자락 가장 밑에 있고,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 근접해 있는 리틀야구장만 옮겨서는 생태계를 복원할 수 없다.

리틀야구연맹 김상배 사무국장은 1일 “서울시로부터 별도로 통보받은 바 없다. 시의 의도를 파악 중”이라며 “‘남산 제모습찾기’가 백지화됐다면 우리만 철거할 필요가 없는 게 아니냐. 없애지 않는 방향으로 시 관계자와 협의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육성위원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한영관 리틀야구연맹 회장과 손 잡고 장충동 리틀야구장을 대대적으로 개보수한 이광환 베이스볼아카데미 원장은 “리틀야구팀이 크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야구 발전의 산실을 없애서는 안 된다. 1969년 어린이날 유소년 야구를 위해 기념 조성된 역사성과 상징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서울시 공원녹지정책과 권상준 주무관은 “고덕동 대체부지가 고덕강일 보금자리 부지로 편입되면서 SH공사로 넘어갔다. 계획대로 추진되더라도 2014∼2015년경에야 대체구장이 완공될 텐데 장충동 리틀야구장 철거 여부는 그 때 가서 결정할 문제다. ‘남산 제모습찾기’가 전반적으로 재검토되는 상황에서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2011년 8개 대회, 351경기를 치른 ‘한국 리틀야구의 메카’가 어찌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 우리 유소년 야구의 현주소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united97in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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