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경문 감독의 한국인 코치 고집, 왜?…“국내 코치 처우개선이 우선”

입력 2012-02-02 1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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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 DB

유니폼이 달라졌음에도 김경문 감독은 여전히 쉴 여유가 없다. 신생팀 NC 다이노스의 초대 감독으로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그렇지만 김 감독은 미소를 잃지 않는다.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이 자신의 가르침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에게 직접 말을 건네는 일이 많아졌다. 권위를 버리고 ‘소통’과 ‘친화’로 선수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김 감독의 노력 덕분인지 NC 다이노스의 애리조나 전지 훈련은 밝은 분위기 속에 진행되고 있다. 선수들은 스스럼 없이 코치들에게 질문을 하고, 코치들은 형처럼 어린 선수들을 대해준다. 고된 훈련도 즐겁게 소화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뜨거운 날씨에도 선수들과 하나가 되어 팀을 이끌고 있는 김 감독을 31일(한국시간) 애리조나 투산에서 만났다. 이젠 NC 다이노스의 유니폼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았다. 이날도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조언과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크게 소리를 지르며 격려를 보냈다. 잠시 쉬는 시간에는 선수들이 부상이라도 당할까 손수 연장을 들고 운동장을 고르는 자상함도 보였다.

<다음은 김경문 감독과의 일문일답>

-신생팀 초대감독을 맡으면서 애초에 그렸을 밑그림이 있었을 텐데 약 반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어느 정도 진척되었는지 알고 싶다.
: 팀 창단 후 강진과 서귀포로 이어진 1, 2차 훈련을 통해 약 6~70프로 정도 진척되었다고 본다. 우리 선수들의 기량이나 잠재력 등 내가 미처 못 본 부분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충분한 연습경기와 자체 청백 전 등의 테스트를 통해 시즌 시작 전까지 나머지 부분을 채워가려 한다.

-두산과 NC는 선수 구성이나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 감독의 입장에서 추구하는 신생팀 NC 다이노스의 팀 컬러가 있다면?
: 아무래도 신생팀이고 선수들 대부분이 젊기 때문에 (야구장에 걸려있는 ‘거침없이, 두려움 없이 가자’라고 쓰여진 현수막을 가리키며) 저 문구처럼 박력 있고 쉽게 포기하지 않는 패기 넘치는 팀을 만들고 싶다.

-강진과 제주도를 거쳐 이곳 애리조나까지 팀 창단 후 강행군의 연속이다. 처음과 비교했을 때 NC 다이노스 선수들의 몸 상태와 실력은 어느 정도 올라왔는가?
: 한 시즌을 치르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아직 보완하고 배워야 할 점이 많다. 하지만, 처음보다 많이 좋아졌고 이런 점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아울러 선수 대부분이 젊고 의욕이 넘쳐 성장속도도 빠르고 가능성도 많다.

-신생팀이라 속단하기 이르지만 NC 다이노스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 우리 선수 대부분이 전 소속팀에는 사랑도 못 받았고 후보의 서러움을 느꼈다. 방출된 아픔을 겪은 선수들도 있다. 하지만 이곳 NC는 열심히 하면 기회가 주어진다는 즉, 주전의 문이 열려있다는 게 선수들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더 노력하게 만드는데 그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단점이라면 신생팀이기 때문에 실전경기나 큰 경기 경험 부족 등을 꼽을 수 있다.

-NC는 연고지뿐만 아니라 기존 야구 팬들의 관심도 높다. 이 관심을 지속적인 사랑으로 이어가려면 NC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가 필요하다. 현 상황에서 NC를 대표할 만한 선수는 누가 있나?
: 현재 가장 많이 거론되는 선수로는 대졸신인인 타자 나성범과 투수 노성호가 있다. 여기에 야수와 투수를 각각 한 명 더 언급하자면 고졸신인인 박민우와 부산고 출신의 이민호가 있다.

31일 오후(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진행된 NC 다이노스의 2012 스프링캠프. 김경문 감독이 직접 도구를 들고 땅을 고르고 있다. 투산|동아닷컴 이상희 객원기자


-지금까지 보여준 야구스타일이 번트보다는 강공이었다. 또 기동력을 강조하는 등 팬들이 좋아하는 야구를 추구했다. 이런 스타일을 NC에서도 계속 이어갈 것인가?
: 해가 되지 않는 한 좋은 개성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독을 하는 동안 내가 추구하는 야구 스타일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매년 스프링 캠프가 끝나갈 즈음 방출선수를 발표하는 등 선수단 규모를 정리한다. NC도 스프링 캠프 후 기량이 많이 떨어지는 선수를 방출해 선수단 규모를 정리할 계획을 갖고 있나?
: 아직은 아니다. 선수들에게 기회를 더 줘야 한다. 올 시즌이 끝난 후 신인지명이나 용병 영입 등 추가 영입 선수단 규모가 파악되면 그때 가서 선수단을 다시 정리할 생각이다.

-조만간 한화, 넥센 등 프로 1군 팀들과의 연습경기가 있다. 1군과 처음 갖게 되는 연습경기인데 어디에 중점을 두고 팀을 지휘할 생각인가?
: 승패보다는 선수들의 기량이 어느 정도 올라와 있고, 그동안 코치들이 연습을 통해 요구한 것들을 얼마만큼 자기 것으로 만들어 실전에 대처할 수 있는지 여러 측면에서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체크하는데 중점을 둘 생각이다. 결국 연습경기는 선수들이 실전에 얼마만큼 적응할 수 있는지를 보기 위한 일종의 시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기존의 프로야구 8개 구단 모두가 외국인 코치를 보유하고 있을 만큼 외국인 코치영입이 하나의 트랜드가 되고 있다. 하지만 하지만 김 감독은 두산 시절부터 줄곧 외국인 코치를 선호하지 않았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 특별한 이유라기 보다는 어느덧 한국프로야구도 출범한지 30년이 지났고 긴 세월을 통해 우리네 야구지식과 경험도 많이 축적되었다고 본다. 또 우리나라 코치 중에도 외국에 나가 공부한 인재가 많다. 굳이 비싼 비용을 지불하며 외국인 코치를 영입하기 보다는 그 예산을 우리나라 코치들의 처우개선에 사용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다만 사람마다 자기가 추구하는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어느 것이 더 옳고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NC 다이노스 많이 응원해 주고 사랑해 주셨으면 한다. 팬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

투산 | 동아닷컴 이상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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