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호 감독 “롯데 마무리는 김사율 온리 원!”

입력 2012-02-11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양승호 감독 일찌감치 찜한 까닭
더블스토퍼 배제…“보직 흔들기 없다” 눈도장
왜 야구에서 더블스토퍼 혹은 집단 마무리는 성공 사례가 희귀할까? 가령 불펜에 우완 강속구 투수와 베테랑 잠수함 투수를 갖췄다면 상황에 맞는 투수를 투입해 더 좋은 결과를 얻어야 합리적일 것 같다. 그러나 이론과 달리 현실에서 절대 다수의 팀들은 마무리를 1명으로 잡는다. 마무리가 완전무결한 투수가 아닐지라도 그렇다.

롯데 감독과 국가대표 투수코치를 지낸 스포츠동아 양상문 해설위원은 “프로야구 역사에서 집단 마무리가 성공한 사례는 내가 알기로는 없었다. 김성근 감독은 예외 중의 예외”라고 말한다. “대개 집단 마무리를 한다는 팀은 불펜이 약한 팀이다. 그러니 성공하기가 희박하다. 강한 불펜투수 둘을 가진 팀이 더블스토퍼 체제로 ‘절충’하면 결국 감독이 상황에 따라 투입 순서를 정해야 되는데, 둘 중 한명이 심적으로 상처를 입을 수 있다.” 경험에 입각한 양 위원의 설명이다.

투수는 장기판의 말이 아니라 감정을 지닌 존재다. A투수는 자기가 막을 수 있다고 여기는데 감독이 B투수를 마무리로 쓰면 ‘감독이 나를 못 믿는구나’라고 흔들릴 수 있다. 또 A투수든, B투수든 어느 상황에서 도무지 누가 마무리로 올라갈지 몰라서 헷갈릴 수 있다. 이것은 팀 전체가 흔들리는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양승호 감독의 “롯데 마무리는 김사율” 발언은 의미심장하다. 커리어로 따지면 정대현이 압도하나 기존 마무리이자 팀 주장인 김사율의 입지를 배려해준 셈이다. 더블스토퍼 운운은 김사율을 흔들리게 만들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시즌 들어가서 김사율이 불안하면 그때 보직을 맞바꿔도 될 사안이기도 하다. 비단 롯데뿐 아니라 상당수 구단들이 마무리보다 센 셋업맨을 두고도 더블스토퍼로 가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