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승부조작] 배구 승부조작은 축구와 닮은꼴

입력 2012-02-11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어쩌면 이렇게 똑 같은지….’

축구와 배구를 동시에 담당하는 기자들의 공통된 심정이다. 프로배구 승부조작 사건이 작년 여름 프로축구 때와 흡사하게 흐르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가담자가 늘고 있다. 체포된 A가 B에 대해 말하고, B는 또 C에 대해 털어놓는 식. 아직 잡히지 않은 선수는 하루하루가 공포다. 프로축구는 이런 과정이 모두 노출돼 가담자가 자살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검은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해 기자단에 2월 말 브리핑 전까지 엠바고(일정 시점까지 보도 유예를 뜻하는 매스컴 용어)를 요청했다. 그러나 엠바고가 깨지면서 기사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소문이 현실이 되는 점도 똑 같다. 프로축구는 2010년 가을부터 소문이 퍼졌다. 검찰 수사 이후 소문에 나돌던 선수들이 하나 둘 씩 잡혀가 큰 충격을 줬다. 결과적으로 소문은 거의 다 맞았다. 9일 자진 신고한 삼성화재 홍모 선수도 수 일 전부터 소문에 나돌았다. 아울러 이름이 오르내리는 선수는 각 구단 별로 1∼2명씩이 있다.

물론 차이점도 있다. 프로축구는 사건 초반 자진 신고 선수가 없었다. 나중에 신고한 선수들 대부분도 소환 사실을 알고 선처를 받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이었다.

배구는 벌써 자진 신고자가 나왔다. 선수들이 프로축구 사태를 보며 심각성을 인지한데다 축구에 비해 합숙이 많아 감독이 선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화재 홍 모 선수도 신치용 감독의 끈질긴 설득에 가담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