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투수’ 류현진의 배포 “23이닝 2득점 지원 괜찮아유”

입력 2012-04-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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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스포츠동아DB

“홈런을 왜 맞아? 그냥 완봉해야지.”

한화 김태균(30·사진)의 일침(?)이 날아들었다. 그러나 류현진(25)은 “내 말이 그 말이야”라며 아쉬운 미소를 지었다. 20일 청주구장. 9이닝 9탈삼진 1실점 역투를 하고도 승수를 챙기지 못한 류현진이 오히려 스스로를 탓하는 풍경이었다.

류현진은 19일 청주 LG전에서 8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다 9회 정성훈에게 불의의 솔로포를 허용했다. 그리고 한화는 연장 10회 승부 끝에 졌다. 23이닝 동안 2득점만 지원받은 에이스의 불운. 그래도 류현진은 “난 괜찮다. 태균이 형이 홈런 쳐주려고 힘쓰는 게 눈에 보였다”며 배시시 웃었다.

김태균의 격려(?)가 이어졌다. “현진이는 충분히 목표(19승)를 달성할 수 있다. 초반에 불운한 경기가 몰린 것”이라며 “앞으로 남은 27번의 등판 중 19승을 왜 못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눈을 반짝이며 듣고 있던 류현진을 향해 “너는 그냥 에이스도 아니고 대한민국 에이스다. 충분히 할 수 있는 투수니까 농담이라도 이렇게 말하는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류현진도 “졌다, 졌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뿐.

물론 아쉬움이 없을 리 없다. 현역 시절 득점 지원을 많이 받지 못해 ‘비운의 에이스’로 불렸던 정민철 투수코치는 “예전에 현진이에게 농담처럼 ‘에이스는 고독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늘 남 탓 하지 않고 밝게 웃는 현진이가 대견하다”며 안쓰러워했다. 그 옆으로 밝은 표정의 류현진이 용병 바티스타와 어깨동무를 하고 지나쳤다.

청주|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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