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선수 장익제. (사진제공=하이트)
“16번홀 버디 퍼트를 남겨두고 그때부터 떨리기 시작했다. 2005년 첫 우승 때보다 더 떨었던 것 같다.”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더 크라운’ 대회에서 7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장익제(39)가 1일 귀국했다. 그는 “오랜만의 우승이라 그런 지 후배들에게 많은 축하를 받았다. 이번 우승으로 다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2004년 한국프로골프투어 상금왕에 오른 뒤 2005년 JGTO로 진출한 장익제는 그해 첫 우승과 함께 신인왕에 올랐다. 김종덕(51·혼마골프)과 양용은(40·KB금융그룹) 등이 일본에서 활동하던 때였다. 텃새가 심하기로 유명했던 일본투어에서 장익제는 남들보다 빨리 그리고 쉽게 적응했다. 선배들의 도움이 컸다.
그는 “김종덕 선배나 양용은 선배가 터를 잘 닦아 놓은 덕에 저는 편하게 일본에서 생활할 수 있었다. 첫해부터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도 선배들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일본투어에서 뛰는 한국선수 중 맏형이 됐다.
“24명의 한국선수가 뛰고 있다. 막내부터 시작해 어느덧 맏형이 됐다.
모범도 보여야 하고 후배들이 조금 더 편하게 일본투어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
그러나 최근 일본에서는 한국 선수들에 대한 경계심이 강하다. 2년 간 상금왕 타이틀을 내주면서 시기와 질투가 높아지고 있다. 투어에서 실제로 느끼는 강도는 매스컴을 통해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심하다. 그는 “한국선수들에 대한 시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특히 매스컴이나 협회에서는 한국선수들이 조금만 잘못해도 질타가 쏟아진다. 그만큼 행동이나 언행 등 더 많이 신경 써야 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7년 만의 우승은 그의 골프인생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18홀을 끝내고 다시 1번홀에 올라선 기분이다. 한번 18홀을 경험했으니 이제부터는 여유를 갖고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에겐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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