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스타 ‘롤러코스터 피칭’에 한화 팬 멘탈붕괴

입력 2012-05-09 09:4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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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데니 바티스타. 스포츠동아DB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투수 데니 바티스타(32)가 한화 팬들을 들었다 놨다 하고 있다.

바티스타는 8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9회말 마지막 이닝을 책임지기 위해 등판했다.

1점차의 긴박한 상황에 등판한 바티스타는 김원섭과 차일목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안타 하나면 동점이 될 수 있는 위기에서 바티스타는 송산, 이준호, 윤완주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마무리 했다.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의 제구는 여전히 잡히지 않았지만, 130km를 훌쩍 넘는 파워 커브의 제구가 되며 삼진을 이끌어낸 것. 낙폭이 큰 폭포수 커브는 타자들의 커트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동점을 허용할 수 있는 위기에서 나온 세이브였기에 대전 구장은 마치 한화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착각이 들 만큼 축제 분위기였다.

사실 바티스타가 이러한 ‘롤러코스터 피칭’, 시쳇말로 ‘똥줄 야구’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는 4-1로 앞선 상황에 등판해 2루타 1개와 볼넷 2개로 무사만루의 위기를 자초했으나 극적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직선타구 더블 플레이로 2아웃을 잡은 뒤 마지막 타자가 된 박용택을 삼진으로 처리한 것.

이처럼 바티스타가 주자를 모아놓고도 대량 실점을 하지 않고 성공적으로 마무리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티스타는 한국 프로야구 진출 첫 해인 지난해에도 35 2/3이닝 동안 22개의 볼넷을 내줄 정도로 제구력이 좋지 못한 투수다. 이번 시즌에는 증세(?)가 더욱 심해져 10 2/3이닝 동안 11개의 볼넷을 허용하고 있을 정도.

투구 폼 자체가 역동적이기 때문에 제구가 쉽지 않은데다, 바티스타 스스로 밝힌 것처럼 자주 던져야 몸이 풀리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마무리 투수의 등판 기회가 적은 꼴찌 한화에서는 제구가 좋지 못한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경기에 자주 나와야 좋은 투구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데 가끔 등판하다 보니 리듬이 끊어지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티스타는 LG의 리즈와는 다르게 동점 혹은 역전을 허용하지 않은 채 경기를 마무리 짓고 있다. 198cm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160km에 가까운 광속구는 파울로 걷어내는 것조차 힘겹고 135km에 육박하는 파워 커브는 타자로서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비록 제구는 완벽히 되지 않지만 공의 위력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오는 공에 타자들의 대응이 힘든 것으로 볼 수 있다.

메이저리그 시절에는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즈의 친척으로 더욱 알려졌던 바티스타. 그가 한국 프로야구에서 활약하는 한 9회 마지막 수비의 짜릿함을 자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결과만 좋으면 모든 게 용서된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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