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박찬호, 이승엽 회심의 일격에 ‘KO’

입력 2012-05-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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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승엽(오른쪽)과 한화 박찬호의 대결은 그 자체로 역사다. 첫 만남에선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이승엽이 29일 대전 한화전 4회 2사 만루서 맞은 3번째 타석에서 마침내 2타점 적시타로 박찬호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한화특급, 대전구장 첫 등판 현장

4회 만루서 2타점 적시타 맞고 강판
맞대결 6타석만의 첫 안타가 치명타
3.2이닝 5실점…국내무대 최소이닝
평일 만원 육박…티켓파워 입증 위안


“나도 표 부탁 때문에 죽겠어. 미리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오늘 박찬호 등판날이라고 표를 달라고 하니, 원.”

한화 한대화 감독은 29일 대전 삼성전을 앞두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최근 야구붐을 타고 지인들에게 표 청탁을 받는 일이 잦지만 박찬호 등판일에는 그 정도가 유독 심하다는 얘기였다. 박찬호는 이날 메인 홈구장인 대전구장 마운드에 처음 섰다. 이전 8차례 선발 등판은 제2홈구장인 청주에서 4차례, 광주 2차례, 대구와 잠실 1차례씩. 그래서인지 대전은 경기 전부터 들썩거렸다. 일찌감치 내야석은 매진됐고, 경기 시작 후 외야석에도 팬들이 운집했다. 평일임에도 만원(1만1200석)이나 다름없는 1만610명의 관중이 들어차 박찬호의 첫 대전구장 등판을 지켜봤다.


○박찬호와 이승엽의 2번째 만남

박찬호는 5월 5일 어린이날 대구에서 삼성과 첫 대결을 펼쳤다. 당시 6이닝 8안타 3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지만 팀이 0-5로 패해 패전투수가 됐다. 류중일 감독은 29일 경기에 앞서 “지난번에 보니 직구는 140km대 중반이고, 변화구를 잘 던지더라. 한번 대결을 해봤으니 오늘은 더 잘 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찬호는 1회는 삼자범퇴로 간단하게 처리했다. 2회에는 2사 만루에 몰린 뒤 무실점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타순이 한 바퀴 돈 뒤 3회부터 실점하기 시작했다. 3회 선취점을 내줬고, 4회 한꺼번에 4실점하며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관심을 모은 이승엽과의 맞대결. 이승엽은 5일 박찬호와의 첫 대결에선 3타수 무안타로 물러났고, 이날도 첫 두 타석까진 중견수플라이와 유격수땅볼에 그쳤다. 그러나 4회 2사 만루 6번째 맞대결에서 파울홈런으로 한 차례 시위를 하더니 결국 2타점 적시타로 박찬호를 강판시켰다.


○박찬호, 국내 무대 최소이닝 강판

박찬호는 이날 3.2이닝 7안타 1볼넷 3사구 1탈삼진 5실점으로 시즌 4패째(2승)를 당했다. 국내 데뷔 후 최소이닝(종전 4이닝) 강판이다. 최고 구속은 148km. 그러나 컨트롤과 구위가 썩 좋지는 않았다. 총 투구수 87개 중 직구(21개)보다 슬라이더(28개)를 많이 던졌지만 슬라이더가 다소 밋밋했다. 3회 1사 후 정형식에게 중전안타, 박석민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해 선취점을 내줬는데 모두 밋밋한 슬라이더를 맞았다. 4회 3점째를 내준 뒤에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타자 몸쪽을 공략하려 했지만 정형식과 박석민에게 연거푸 몸에 맞는 공을 던져 만루에 몰리면서 조기강판을 자초했다. 팀의 3연승 상승세도 이어주지 못했다. 박찬호는 “제구가 되지 않아 사구가 많았다. 그로 인해 위기를 자초했고, 2스트라이크 이후 연타를 많이 맞았다”고 아쉬워했다.


“또 못쳤으면 찬호형 천적 될 뻔”

○삼성 이승엽=
(박찬호에게 안타를 친 것에 대해)오늘도 안타를 못 치면 2게임째 못 치는 것인데 잘못했으면 천적이 될 뻔했다. 득점권 상황에서 쳐서 다행이다. (31일 류현진과 첫 대결에 대해)비 오지 않나?(웃음) 처음 만나는데 어떤 투수인지 나도 기대가 된다. 언젠가는 만나야 될 투수다.

대전|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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