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더글러스, 기계체조 개인종합 金
116년 역사의 올림픽에서 또 하나의 성역이 무너졌다. 주인공은 미국의 ‘검은 체조 요정’ 개브리엘 더글러스(17·사진). 그는 2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노스그리니치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기계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4종목 합계 62.232점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52년 헬싱키 올림픽에서 여자 기계체조 종목이 도입된 이래 흑인 선수가 개인전에서 우승한 것은 더글러스가 처음이다.더글러스는 체조계의 이단아다. 미국과 동유럽 등 백인 선수들이 강세를 보이는 체조에선 흑인 선수를 좀처럼 찾기 힘들었다. 이날 결선에서도 더글러스는 동갑내기 라이벌 빅토리아 코모바(러시아)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승부를 펼쳤다. 더글러스는 도마(15.966점)와 평행봉(15.500점)에서 코모바(15.466점·15.441점)를 앞섰지만 이단평행봉(15.733점)에서 코모바(15.966점)에게 뒤져 0.326점 차로 쫓겼다.
승부를 결정지은 건 마지막 종목인 마루운동. 15.033점을 기록한 뒤 초조하게 전광판을 지켜보던 더글러스는 코모바가 15.100점을 받은 것을 확인한 뒤에야 환한 웃음을 지었다. 더글러스는 합계 61.973점을 기록한 코모바를 제치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더글러스의 성공 뒤엔 그를 홀로 키운 어머니 내털리 홉킨스의 희생이 있었다. 어머니는 딸의 기량 향상을 위해 더글러스를 집에서 2000km가량 떨어진 아이오아 주로 보냈다. 중국 체조스타 량차오에게 훈련을 받기 위해서였다. 량차오의 집중 지도 속에 두각을 나타낸 더글러스는 흑인 특유의 탄력과 깜찍한 연기를 바탕으로 올림픽 체조 역사를 새로 쓰게 됐다. 이단평행봉과 평균대에서도 결선에 진출한 더글러스는 이번 대회 4관왕을 노린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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