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첫 스플릿 리그, 그 보다 중요한건 없다

입력 2012-09-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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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가 시끄럽다. 프로연맹 이사회가 11일 상주상무의 강제 강등을 결정하자 상무는 잔여시즌 보이콧과 아마추어 전환이라는 강수로 맞섰다. 올 시즌 그룹B(9위 이하) 리그는 7팀으로 치러지게 됐다. 리그의 파행 운영은 아쉽지만 언젠가는 치러야 할 일이었다.

상무는 군 팀이다.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근본적으로 프로와 맞지 않는다. 기형적인 상무 문제를 해결하면서 진통이 아예 없을 수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연맹이 시즌 전 이 문제를 명확히 하는 것이었다. 올 초 이사회 후 취재진이 강등 팀이 최하위 2팀인지 상무 포함 2팀인지 수차례 물었지만 안기헌 연맹 사무총장은 끝내 답하지 않았다. 그 때 강제강등을 발표했어야 했다. 물론 상무는 반발했을 것이다. 지금처럼 보이콧했을 수도 있다. 그래도 홍역을 치를 거면 시즌 전에 치르는 게 더 나았다. 그렇다고 상무 주장처럼 시즌 후인 12월 말 강제강등 여부를 발표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어떤 팀이 어떤 조건으로 강등되는지도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그룹B 리그가 시작된다는 게 더 문제다. 정몽규 총재 말처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었다. 상무는 이를 두고 그룹B 팀들이 강등 팀을 하나라도 줄이기 위해 음모를 꾸민 거라고 하지만 이는 억지다. 룰을 명확히 하자는 건 그룹B 구단들의 당연한 권리다. 결국 연맹 이사회는 뒤늦게나마 과감하게 최선의 결정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

아마추어 전환을 천명한 상무가 앞으로 한국축구를 위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운영될지는 연맹 뿐 아니라 한국축구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일이다. 이제는 K리그로 눈을 돌리자. 당장 15일부터 리그가 시작된다. 한국축구 30년 역사상 처음으로 강등 팀을 가리는 중요한 리그다. 상처는 털고 리그에 집중하자.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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