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 김학민이 8일 열린 KEPCO와 경기에서 블로킹 위로 강력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y@donga.com
대한항공, 공격수 고른 활약 KEPCO 완파
마틴 17점·류윤식 16점…공격루트 다양
김학민 “주장으로서 나보다 팀 먼저 생각”
지난 시즌 정규리그 디펜딩 챔피언의 위력이 고스란히 드러난 한 판이었다.
대한항공은 8일 인천 도원시립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2013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KEPCO를 세트스코어 3-0(25-19 26-24 26-24)으로 완파했다.
김학민(레프트) 마틴(라이트) 좌우 쌍포와 류윤식(레프트), 이영택(센터) 등 주 공격수들의 고른 활약이 대한항공의 2연승을 이끌었다. 공격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이날처럼 완벽한 균형을 이룬다면 대한항공을 쉽게 맞상대할 팀은 없다.
특히 올 시즌부터 새롭게 팀의 주장을 맡은 김학민의 활약이 돋보였다. 외국인 선수인 마틴이 제 역할을 한다고 볼 때 대한항공의 공격이 다양해지려면 김학민이 제 몫을 해야 한다.
김학민은 4일 러시앤캐시와 개막전에서 자신의 리듬을 살리는 공격을 하지 못하고 반 박자 빠르게 공격을 시도하며 세터와 호흡이 전혀 맞지 않는 모습을 연출해 신영철 감독으로부터 졸전이었다는 냉정한 평가를 받았다.
김학민은 레프트 공격수로서 큰 키(194cm)가 아니다. 이는 낮은 높이를 점프로 커버해야 하는 선수라는 의미다. 그런 선수들은 리듬이 흐트러지면 공격의 위력이 반감된다. 6월 발목 수술 이후 재활 기간이 촉박했다는 점도 개막전 부진의 원인이었다. 하지만 이날 김학민은 본래의 리듬을 되찾으며 팀 공격의 활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김학민이 두 경기 만에 제 모습을 찾게 된 비결은 책임감에 있다. 김학민은 “지난 시즌까지는 경기가 잘 안 풀릴 때 풀이 죽어있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부터는 주장으로서 나보다는 팀을 한 번 더 생각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학민은 이날 1세트에서 2점에 그치며 흔들렸다. 하지만 승부의 분수령이 되었던 3세트에서는 23-23에서 블로킹과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승기를 잡아냈고, 25-24에서는 서브에이스를 작렬시키며 자신의 손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처럼 김학민(14점)과 마틴(17점)이 안정되자 세터 한선수는 류윤식(15점)과 이영택(7점)으로 공격 루트 선택의 폭을 넓히며 KEPCO 수비진을 마음껏 유린했다.
인천|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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