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축구 명문 고양 국민은행이 2부 리그 참가가 확정된 안양FC에 흡수되는 방식으로 전격 해체된다. 사진은 국민은행의 경기 모습. 사진제공|실업축구연맹
국민은행 이우형 감독이 안양FC 초대 사령탑으로 내정됐고, 코치와 일부 선수들도 이 감독을 따라 안양FC로 옮긴다. 대신 국민은행은 안양FC의 메인스폰서가 돼 연간 10억 원씩 3년간 30억 원을 후원할 예정이다.
안양FC를 담당하는 주무부서 안양시청 정책추진단 관계자는 13일 “(국민은행 축구단 해체와 국민은행의 안양FC 메인 스폰서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다음 주 월요일(19일) 기자회견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 감독 선임과 국민은행의 메인스폰서 참여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1969년 9월 창단돼 프로출범 첫 해인 1983년 슈퍼리그에 참가해 5위를 기록했다. 이후 실업축구에서 활약하다가 1997년 IMF 때 해체됐고, 2000년 재창단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현 내셔널리그가 출범한 2003년 후기리그부터 고양시를 연고로 하며 실업 최강자로 군림했다.
국민은행은 2003년과 2004년 리그 통합 우승을 차지했고, 2006년에도 정상에 오르며 K리그 승격자격을 얻었지만 이를 거부해 이듬해 승점 20점 감점의 징계를 받았다. 국민은행은 올 시즌에도 리그 1위를 차지해 14일과 17일 인천 코레일과 챔피언결정전 1,2차전을 앞두고 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 두 경기를 끝으로 국민은행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국민은행은 2부 리그 참가를 놓고 최근까지도 저울질 해 왔다.
Hi FC(구 안산 할렐루야)가 2부 리그 참가를 결정하며 연고지를 고양으로 옮겨 연고도시가 겹치자 국민은행은 서울 입성도 고민했다. 그러나 축구단 운영에 드는 비용 대비 마케팅 효과가 크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고, 해체 역풍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양FC에 흡수되면서 메인스폰서가 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안양FC는 이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비롯해 국민은행 선수 일부를 영입하며 탄탄한 전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 또 구단 운영비 조달에도 숨통이 트였다. 안양FC는 안양시로부터 출연금 15억원을 비롯해 4년 동안 30억 등 45억원을 지원받는다. 하지만 1년 예산으로 30∼40억원이 필요해 안정적인 메인스폰서 확보가 절실했는데, 국민은행이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