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펄스 곽대이 감독(가운데)이 우승 확정 직후 그라운드에서 동료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으며 마음껏 환호하고 있다. 익산|김민성 기자
“그동안 쌓였던 피로가 싹 날아가는 것 같네요.”
올해 열린 여자야구대회마다 모두 우승. 게다가 역대 최대 규모의 전국대회인 2012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에서 전승을 거두며 초대 우승팀으로 우뚝 섰다. 명실상부한 한국여자야구 최강팀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서울 블랙펄스는 24일 전북 익산 국가대표야구전용훈련장에서 열린 대회 최종 결승전에서 고양 레이커스를 19-11로 꺾고 우승했다. 블랙펄스 사령탑이자 1번타자 겸 포수로 활약하고 있는 곽대이(29)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선수들은 그런 곽 감독을 하늘 높이 헹가래쳤다.
2008년 7월 창단한 블랙펄스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강팀이다. 24명의 선수가 한 몸처럼 호흡을 맞춘다. 특히 올해는 제2회 CMS배 전국여자야구대회 챔프리그, 제2회 익산시 전국여자야구대회, 제6회 KBO 총재배 전국여자야구대회에 이어 LG배 대회까지 4번의 대회를 모두 휩쓸었다. 소프트볼 선수 출신이자 여자야구 국가대표인 곽 감독이 바로 이 돌풍의 주역이다. 곽 감독은 “이렇게 좋은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선수들의 전체적 기량이 업그레이드되는 기회였던 것 같다”며 “강형선 단장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직접 응원 오셨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서울에서 익산까지 오가면서 긴장 속에 경기를 치러야 했던 피로는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씻은 듯 사라졌다.
곽 감독은 블랙펄스가 강팀으로 성장한 비결로 ‘팀워크’를 넘어선 ‘가족애’를 꼽았다. “우리 팀에는 자매 선수들을 비롯해 가족 구성원들이 정말 많아요. 솔직히 야구 동호회 형식으로 지내다 보면 마음이 안 맞는 사람들도 나오기 마련인데, 우리 팀은 유난히 분위기가 따뜻해요. 힘든 일은 서로 격려해주면서 마음으로 먼저 뭉쳤어요.” 훈련 여건도 다른 팀에 비해 좋은 편이란다. 블랙펄스 신상민 총감독이 경기도 부천에서 야구연습장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주중에도 팀원들끼리 개인훈련을 할 수 있고, 주말에는 단체훈련을 많이 한다.
그 결실은 전승 우승과 우승 상금 500만원으로 돌아왔다. 곽 감독은 “팀원들과 상금으로 제주도에서 동계훈련을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다. 일단 다같이 맥주 한 잔씩 하면서 진지하게 고민해봐야겠다”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대회가 이제 막 끝났지만, 이들은 벌써부터 야구와 함께 하는 또 다른 미래를 꿈꾸기 시작했다.
익산 | 배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