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구리 체육관에서 열린 'KDB금융그룹 2012-2013 여자프로농구' 구리 KDB생명과 춘천 우리은행 경기에서 KDB생명 이옥자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구리|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선수들 잘 따라주고 있어 달라질 것”
“농구 인생에 지금이 가장 힘든 것 같네요”
이옥자 감독(60)은 지난 4월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구리 KDB생명 새 사령탑에 올랐다. 의미 깊은 감독 부임이었다. 여자프로농구 역사상 첫 여성 감독의 탄생이었다. 여자 농구는 1984년 LA올림픽 은메달 획득을 비롯해 2000년 시드니 올림픽 4강, 2008 베이징 올림픽 8강 등 국제대회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감독의 탄생은 이뤄지지 않았다. 스타 출신들이 자연스레 지도자의 길을 걷는 남자농구와는 상반된 행보다. 이 감독이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여성 감독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어떤 분야든지 ‘개척’은 힘들다. 이 감독 역시 험난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KDB는 개막이전 신한은행을 위협할 우승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3라운드를 치르고 있는 현재 KDB의 성적은 5할 승률에도 미치지 못한다.
26일 구리에서 열린 우리은행과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농구와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데, 지금이 가장 힘든 것 같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첫 시즌을 치르면서 겪는 시행착오만으로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외국인 선수 비키 바흐와 국내선수간의 조화를 맞춰야 한다는 또 하나의 과제가 생겼다. 설상가상 주전 포인트가드 이경은도 피로골절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다.
이 감독은 “이문규 코치의 도움을 받으면서 배워나가고 있다. 아직은 내가 원하는 정도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나아지리라 생각한다. 선수들도 잘 따라주고 있다”며 발전을 기대했다. ‘개척자’의 험난하기 만한 첫 발걸음이다.
구리|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