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 티켓 따낸 임영철 “선수들 소통 위해 개콘도 챙겨봤다”

입력 2012-12-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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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철 감독. 스포츠동아DB

임영철 감독. 스포츠동아DB

여자핸드볼, 훈련기간 4주 불구 성과…그 리더십 비밀은?

선수들 먹이려 현지음식 솔선수범 폭식
훈련장밖선 유머소통 “궁금하면 500원”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제14회 아시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임영철(사진) 대표팀 감독은 2013세르비아 세계선수권대회 티켓을 거머쥐었다. 2008베이징올림픽 이후 4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에 복귀한 그는 국제무대에서 한국에 값진 선물을 선사했다. 2012런던올림픽 4강 멤버가 단 3명인 상황에서, 4주뿐인 훈련 기간으로 따낸 티켓이라 더 값졌다.

‘호랑이’로 알려진 임 감독은 신세대 선수들의 여심(女心)을 어떻게 낚았을까. 임영철 리더십의 원칙인 솔선수범이 그 해법이었다.


○임영철 리더십의 4가지 에피소드

임 감독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새로운 음식이 등장하면 늘 가장 먼저 먹었다. “입맛에 맞는다”면서 아주 많이 먹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속이 안 좋아서 방에 들어가 화장실에서 고생했던 적이 많았다. 이에 대해 임 감독은 “사실 먹기 싫지만 (체력에 좋은 음식이라면) 내가 먼저 떠야 선수들한테 먹일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했다.

임 감독은 체질적으로 땀을 엄청 흘린다. 덥고 습한 인도네시아에서는 더 고역일 터. 그러나 훈련이 시작되면 누구보다 활동량이 많고 호통소리가 쩌렁쩌렁하다. “몸을 움직이지 못하면 지도자가 아니다”라는 철칙은 환경이 어떻든 지킨다.

훈련장에서는 엄하기 이를 데 없지만 은근한 배려로 선수들에게 진심을 전하는 것도 임 감독의 방식이다. 한미슬(19·삼척시청)이 카자흐스탄과의 4강전 도중 뒤로 넘어져 바닥에 머리를 부딪치자 임 감독은 이후 이틀간 한미슬을 볼 때마다 상태를 챙겼다. 코치를 따로 불러서는 “갑자기 아플 수 있으니 계속 지켜보라”고 신신당부까지 했다.

훈련장 밖에서는 푸근한 동네 아저씨로 변한다. 임 감독이 요즘 즐겨 구사하는 유머는 개그콘서트의 “궁금하면 500원”이다. 어린 선수들과 소통하기 위해 꼭 챙겨본다. 카리스마의 임 감독이 이제 소통의 리더십까지 터득하고 있다.

족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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