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봉중근 ‘박병호는 내 봉이야’

입력 2013-03-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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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명의 감독이 같은 포즈를 취하고 있지만 꿈은 모두 다를 것이다. 25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열린 프로야구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넥센 염경엽, 두산 김진욱, SK 이만수, 삼성 류중일, 롯데 김시진, 한화 김응룡, NC 김경문, KIA 선동열, LG 김기태 감독(왼쪽부터).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9명의 감독이 같은 포즈를 취하고 있지만 꿈은 모두 다를 것이다. 25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열린 프로야구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넥센 염경엽, 두산 김진욱, SK 이만수, 삼성 류중일, 롯데 김시진, 한화 김응룡, NC 김경문, KIA 선동열, LG 김기태 감독(왼쪽부터).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 미디어데이…얽히고설킨 대결구도 ‘후끈’

자기 책에서 약한 타자로…박병호 발끈
정근우-김태균 노래실력 두고 티격태격
서재응, 절친 김선우와 맞대결 3패 불복

한솥밥 먹던 김시진-염경엽 올핸 적으로

실타래가 꼬이듯 얽히고설켰다. 25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에선 9개 구단 사령탑과 선수들의 인연이 새삼 화제가 됐다. 이들의 대결은 올해 프로야구에서 또 하나의 볼거리다.


● 김응룡(한화)-선동열(KIA) 감독

해태와 삼성에서 사제의 인연을 맺었던 한국프로야구의 두 거목은 올 시즌 적장으로 만난다. 승부사로서 명성을 떨쳤던 이들이지만, 올 시즌에는 정반대의 상황에 놓였다. 김응룡 감독은 최하위 후보 한화, 선동열 감독은 강력한 우승 후보 KIA의 사령탑이다. 선 감독은 “삼성시절 투수코치로서 김 감독님께 투수교체 타이밍을 배웠다”며 스승을 예우했고, 김 감독은 “우리가 좀 약하지만, 야구는 의외성이 많다”며 뒤질 수 없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 김시진(롯데)-염경엽(넥센) 감독

1996년 현대가 창단하면서 코치와 선수로 인연을 맺은 두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넥센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염 감독은 “롯데와 넥센이 모두 잘 됐으면 좋겠다”면서도 “프로니까 결과는 봐야 한다. 일단 이기는 쪽으로 열심히 하겠다”며 숨은 발톱을 내밀었다.




● 김선우(두산)-서재응(KIA)

1977년생 동기인 둘은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절친한 사이였고, 미국 진출 이후에도 교분을 쌓았다. 김선우는 “우리 둘이 너무 자주 만나서 구단에서 경고를 받을 정도다. 정보교환을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받았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한국무대로 돌아온 이후 지난 시즌까지 3차례 맞대결을 펼쳤는데, 3번 모두 김선우가 승리했다. 서재응은 “3번 모두 내가 진 것이 아니라, 타자들이 못 쳐서 패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타자들이 잘 쳐줘서 이기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 정근우(SK)-김태균(한화)

정근우와 김태균은 추신수(신시내티), 이대호(오릭스)와 함께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의 주역들로 막역한 사이다. 둘은 지난해 12월 최진행(한화)의 결혼식에서 듀엣으로 축가를 불렀던 일을 화제로 떠올렸다. 김태균은 “내가 (정)근우보다는 노래 실력이 나은데, 그날은 근우가 자신 있게 노래를 해서 많은 박수를 받았다”고 회상했고, 정근우는 “축가 분위기가 아니라, 개그콘서트 같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소속팀의 주장완장을 찬 두 선수는 그라운드에선 잠시 우정을 접고, 열전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 봉중근(LG)-박병호(넥센)

봉중근은 지난 연말 발간한 자신의 서적에서 박병호를 자신에게 약한 타자로 언급했다. 박병호가 지난 시즌 홈런왕이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다소 의외의 선택이었다. 봉중근은 “기록을 보니, 내게 안타 친 게 별로 없었다”고 근거를 대면서도, “병호에게 미안하다”며 겸연쩍은 표정으로 박병호를 바라봤다. 박병호는 “책을 보면서 내 이름이 나와 ‘왜 썼을까?’ 싶었다. 난 별로 상대한 기억이 없다. 복수를 위해 올 시즌을 잘 치러보겠다”고 선전포고(?)로 응답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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