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삼성 윤성환 “내 볼끝의 비결은 손가락 푸시업과 철봉 턱걸이 훈련”

입력 2013-06-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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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윤성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윤성환(32)은 올 시즌 성공시대를 열고 있다. 2009년 공동 다승왕에 올랐고, 3차례(2008~2009년·2011년)나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둬 이미 국내 정상급 선발투수로 평가받고 있지만, 올 시즌 활약은 특급투수의 반열에 올랐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빼어나다. 5월까지 올 시즌 9경기에 선발 등판해 방어율 2.20의 호성적을 올리고 있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5승(2패)에 머물고 있지만, 상대팀들이 가장 까다로워하는 투수이자 가장 기피하는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윤성환은 국내 최고의 커브를 자랑하고, 컨트롤도 빼어나다. 그런데 올 시즌 그보다 더 주목받는 부분은 직구의 볼끝이다. 타자들은 실제 구속보다 더 빠르게 느낀다. 타이밍을 좀처럼 잡지 못한다. 시속 140km의 구속에 맞춰 배트를 내밀다가는 잘해야 파울이다. 그렇다면 윤성환은 어떻게 훈련하고, 어떻게 던지기에 남들보다 빼어난 직구의 볼끝을 만들 수 있을까.


● 볼끝은 회전력, 공을 찍어서 던진다!

윤성환의 오른손 엄지 옆 부분을 보면 굳은살이 배겨있다. 검지의 손톱에 찍힌 뒤 상처가 아문 흔적. 바로 윤성환의 투구법과 관련돼 있는 상흔이다. 그는 “직구 볼끝은 공의 회전력 때문에 더 좋아 보일 것이다. 회전이 많으면 공이 살아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공에 더 많은 회전을 주는 것일까. 그는 “검지와 중지 끝으로 공을 찍어서 던진다. 오승환(삼성)도 찍어서 던지더라”며 그립을 시범 보였다. 검지와 중지 끝으로 공을 찍어서 강한 힘을 주고 던지다보니 회전이 살아난다는 얘기다. 그렇게 던지다보니 투구시 공이 손에서 빠져나가는 순간, 손가락 끝으로 엄지를 찍게 된다. 그래서 가끔씩 엄지에 피가 날 정도로 상처가 생긴다. 어릴 때부터 반복해온 투구 습관이기에 엄지의 상처는 굳은살이 됐다. 그는 “손톱이 길면 엄지손가락 살이 파진다”며 “경기 전 항상 손톱을 짧게 깎고 손톱손질을 하는 것도 습관이 됐다”고 밝혔다.


● 손의 악력이 공의 회전력을 만든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윤성환은 손의 악력이 엄청나다”며 “아마도 우리 팀에서 악력이 가장 강한 투수일 것”이라고 말했다. 악력이 세다보니 공에 힘을 전달하고, 공에 회전을 주는 능력도 출중하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윤성환은 “나도 악력이 좋지만, 나보다 오승환이 더 세다”며 웃더니 “실제로 오승환은 용인 STC(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측정을 했는데, 국가대표 레슬링 선수나 유도 선수들보다 악력이 더 좋게 나왔다”고 귀띔했다. 옆에 있던 김현욱 트레이닝 코치는 “악력이 좋아야 계속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다. 투구수가 많아지면 구위가 떨어지고 컨트롤이 떨어지는 투수도 많은데, 악력이 좋은 투수는 경기 후반에도 구위를 유지할 수 있다. 윤성환은 악력이 굉장히 좋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 철봉 턱걸이와 손가락 푸시업으로 만든 악력

윤성환은 악력을 높이기 위해 어릴 때부터 여러 가지 훈련을 꾸준히 하고 있는데, 대표적 훈련 두 가지를 공개했다. 우선 철봉 훈련이다. 거의 매일 시간 날 때마다 헬스장에서 철봉에 매달려 턱걸이 훈련을 한다는 것이다. 얇은 철봉에 매달려 손으로 몸을 끌어당겨 올리다보면 등근육도 좋아지고, 손의 악력도 향상된다는 것이다. 철봉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할까. 그는 “세 손가락으로 푸시업을 한다”고 말했다. 시간 날 때마다 공을 쥐는 엄지와 검지, 중지만 펼쳐서 땅에 짚고 푸시업을 한다.

윤성환은 소문난 훈련벌레다. 공부에도 왕도가 없지만, 야구에도 역시 왕도는 없다. 공을 던지지 않는 날에는 철봉에 매달리고, 철봉이 없는 호텔이나 집에선 손가락으로 푸시업을 할 정도로 평소 철저히 몸을 관리해왔기에 올 시즌 같은 구위가 만들어졌는지 모른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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