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재호. 스포츠동아DB
포스트시즌 9경기를 치르는 동안 체력을 많이 소진한 상태에서도 김재호가 수비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타격에서 그 원인을 꼽았다. “정규시즌 때는 좋은 타율을 유지하다보니 타격감이 떨어지면 타율을 어떻게 유지해야 할지에 대한 걱정이 많아졌어요. 타격에서의 걱정이 수비로까지 이어져 실책이 나오는 경우가 있었죠.” 이어 그는 “포스트시즌에선 타율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내 자리는 9번타자다. 타격에서 못 치는 부분을 수비로 만회하면 된다. 생각이 단순해지니깐 수비 집중력이 더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수비 집중력은 호수비로 이어졌다. LG와의 플레이오프(PO)에서 2∼3루 간으로 흐르는 타구 대부분은 김재호의 글러브 안으로 들어갔다. 안타성 타구가 그의 호수비에 걸릴 때마다 LG 선수들의 한숨 소리도 커져만 갔다. 김재호는 “호수비는 단순히 아웃카운트 하나 이상의 효과가 있다.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호수비 하나는 팀 전체의 사기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더 악착같이 수비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잘 쉬었으니 한국시리즈에서도 열심히 수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잠실|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