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최근 6차례 홈경기서 4패 수모
모예스 후임 투표·티켓 환불 소동까지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의 추락은 어디까지일까?
맨유는 안방인 올드트래포드에서 치러진 최근 6차례 홈경기 가운데 4패를 당했다. 맨유는 6일(한국시간) 홈에서 스완지시티에 1-2로 패하며 FA컵 조기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전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추천한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의 입지도 크게 좁아졌다.
● 등 돌린 서포터스
스완지시티에 무릎을 꿇고 FA컵 32강 진출에 실패했을 때 올드트래포드 VIP석에는 퍼거슨 감독도 있었다. 최근 29년 동안 FA컵 3라운드(64강)에서 맨유가 탈락한 건 2009∼2010시즌에 이어 올 시즌이 두 번째였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맨유 서포터스는 그라운드를 빠져 나오는 선수들과 모예스 감독을 향해 거센 야유를 보냈고, 곳곳에서 욕설이 터졌다. 퍼거슨 감독도 부임 초기 좋지 않은 성적을 냈다고 하지만 모예스는 16경기 만에 5패를 한 반면, 퍼거슨 감독은 5패를 당할 때까지 44경기를 치렀다. 장외에서도 분을 참지 못한 맨유 서포터스 50여 명이 퇴근길에 오르는 선수단에 엄청난 불만을 표출했다. 심지어 연간 시즌권을 가진 일부 회원들은 이날 경기 후 매표소로 단체로 몰려들어 잔여 경기 티켓 환불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간 숱한 영광에 취했던 맨유 팬들은 올 시즌 부진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다.
● 팬 포럼, 모예스 대체자 투표
맨유 서포터스가 즐겨 찾는 인터넷사이트가 있다. 맨유토크(http://manutdtalk.com)인데, ‘모예스가 경질되면 어떤 감독이 부임하면 좋겠는가’라는 다소 어이없는 투표까지 진행되고 있다. 여기서 바이에른뮌헨 과르디올라 감독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가운데 2위는 도르트문트(이상 독일)의 위르겐 클롭 감독이고 3위는 맨유 플레잉코치인 라이언 긱스, 4위가 퍼거슨의 컴백이었다. 심지어 50위에는 전횡으로 지탄 받아온 카디프시티 구단주 빈센트 탄이 올라 있어 웃음을 자아냈다.
현지에서 모예스 감독은 ‘기록 제조기’로도 통한다. 에버턴에 21년 만에 안방 패배를 맛본데 이어 뉴캐슬에는 41년 만에 졌다. 웨스트브롬위치는 35년 만에 맨유 원정에서 승전고를 울렸다. 심지어 클럽 창단 첫 승까지 스완지시티에 헌납했으니 이제 ‘꿈의 극장’이라 불리던 올드트래포드는 ‘악몽 극장’이란 닉네임을 얻게 됐다.
모예스 감독은 “겨울이적시장에서 스쿼드 보강이 절실하다”고 외치지만 비슷한 선수들로 우승을 노린 퍼거슨 감독과 지나치게 대조되는 모습이다.
맨체스터(영국)|허유미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