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ML 도전, 마이너행 각오했다

입력 2014-02-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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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가운데)이 19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사라소타에 차려진 볼티모어의 스프링캠프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18번과 자신의 성이 새겨진 유니폼을 들고 벅 쇼월터 감독(왼쪽), 댄 듀켓 단장과 함께 미소 짓고 있다. 듀켓 단장은 “18번은 한국에서 에이스를 상징하는 번호”라고 소개했다. 사진출처|볼티모어 올리올스 트위터

■ 볼티모어 공식 입단 세부계약 공개…ML 보장 진실은?

3년간 보너스 포함 몸값 ‘최대 139억선’
올해 마이너도 가능…내년부터 ML 보장
쇼월터감독 “보직은 훈련 지켜보고 결정”
윤석민 “어릴적 꿈 눈앞 기죽지 않겠다”

최소 100억원을 마다했을 뿐더러 마이너리그까지 각오한 도전이었다. 미국프로야구에 첫 발을 내딛은 윤석민(28·볼티모어)은 “메이저리그 진출은 돈의 문제가 아니었다.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내 공을 던질 수 있는 기회를 잡고 싶었다”고 밝혔다.

윤석민은 19일(한국시간) 볼티모어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플로리다주 사라소타의 애스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입단식에 참가해 벅 쇼월터 감독에게서 등번호 18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건네받았다. 댄 듀켓 볼티모어 단장은 “한국에서 9년간 뛴 베테랑 투수이며 최근 3년간 스트라이크와 볼넷의 비율이 더 좋아졌다. 자신이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다. 메이저리그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젊지만 경험이 많은 선수다. 2011년 한국에서 투수 3관왕을 차지했다”고 직접 자세히 소개한 뒤 “윤석민의 18번은 한국에서 에이스의 번호다. 국제경기에서 많은 활약을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볼티모어는 이미 스프링캠프를 시작한 상황에서 팀이 할 수 있는 예우를 다해 윤석민을 반겼다.

그러나 미국사회에서 비즈니스 영역으로 간주되는 선수기용, 보직과 관련해선 냉철했다. 쇼월터 감독은 “아직 보직은 결정되지 않았다. 훈련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볼티모어는 윤석민을 영입한 직후 메이저리그 통산 82승(75패·방어율 3.92)의 선발투수 우발도 히메네스(30)와 4년 5000만달러에 장기계약을 하기도 했다.

특히 그동안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가 보장된 것으로 알려졌던 윤석민의 세부계약도 공개돼, 첫 해인 2014년에는 마이너리그 생활도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볼티모어 선은 19일 이 같은 내용을 구단에서 확인해 보도했다. 메이저리그 보장은 2015년부터다. 윤석민으로선 메이저리그 도전이라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일시적으로나마 마이너리그행까지 감수한 것이다.

물론 보장된 3년 557만5000달러(약 59억원)와 보너스를 포함한 최대 1300만달러(약139억원)의 몸값은 나름대로 한국 최고 투수로서 자존심을 지킨 계약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꿈보다 돈을 우선했거나, 익숙하고 안락한 환경을 원했다면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다.

윤석민은 입단식에서 “어린 시절 메이저리그에서 던지는 박찬호 선배의 모습을 보며 미국 진출의 꿈을 키웠다. 그리고 지금 그 꿈에 매우 가까이 와있다. 한국(구단들)에서 더 좋은 오퍼가 있었지만 2년 전 포스팅을 할 수 있을 때부터 미국에서 던지겠다는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것이 최우선 고려사항이었다”며 “최고의 리그이기 때문에 좋은 타자들이 많겠지만, 절대 기죽지 않고 내 공을 던지겠다. 보직은 모르겠다. 일단 잘 던져 감독님께 잘 보이고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 최고의 우완 투수이자, 국가대표팀 우완 에이스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신인으로 되돌아간 윤석민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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