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이영표’로 불리는 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는 21일 귀국해 월드컵대표팀에 합류한다. 그는 가벼운 발목 부상을 안고 있지만, 훈련 합류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동아DB
이영표 은퇴 후 대표팀 왼쪽 풀백 공백
U-17·U-20 엘리트 코스 밟은 김진수
박주호·윤석영과 경쟁 끝에 브라질행
빠른 돌파·크로스능력 등 장점 살려야
“많이 놀랐죠? 그런데 이미 다 검증이 끝난 상태였어요.” 지난해 7월 동아시안컵을 앞두고 김진수(22·알비렉스 니가타)에게 태극마크를 달아준 축구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의 말이다. 모두가 ‘깜짝 발탁’이라고 했지만, 홍 감독은 오래 전부터 그를 주목하고 있었다. 행정가와 지도자로 일본 J리그에서 오랜 기간 활동했던 대한축구협회 황보관 기술위원장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고, 대표팀에서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고 김진수의 대표팀 선발 배경을 설명했다.
● ‘포스트 이영표’로 주목 받다!
한국축구는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을 떠난 이영표(은퇴)의 공백이 가장 큰 문제라고 여겼다. 이영표와 함께 박지성(은퇴)도 함께 태극마크를 반납했지만, 당시 대표팀을 이끌었던 조광래 전 감독은 “가용자원들이 꾸준히 탄생하는 측면 공격수(박지성)보다 왼쪽 수비수(이영표)는 딱히 재목이 보이지 않는다”고 걱정했다. 줄곧 이어져온 풀백(측면 수비수) 품귀 현상에 대한 우려였다.
물론 김진수는 축구인들에게는 낯설지 않았다. 그는 각급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면서 꾸준히 성장했다. 원삼중∼신갈고∼경희대를 거치며 엘리트 코스를 착실히 밟아나갔다. 특히 17세 이하(U-17)와 20세 이하(U-20) 대표팀 시절, 화려하진 않아도 재간 넘치는 플레이와 안정된 수비로 인정을 받았다. 2009년 11월 나이지리아에서 열린 U-17 월드컵 8강 진출 때도 김진수의 공이 컸다. 그는 2011년 8월 콜롬비아에서 펼쳐진 U-20 월드컵에서도 주전으로 뛰며 16강을 함께 했다. 다만 화려한 청소년기를 보냈더라도 성인대표가 된 뒤에는 추락하는 선수들이 한 둘이 아닌 까닭에, 축구계에선 “좀더 지켜보자”는 반응이 많았다.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기회. 김진수는 놓치지 않았다. 동아시안컵에서 성공리에 성인대표로 연착륙했고, 내친 김에 주전까지 꿰찼다. 그렇다고 왼쪽 풀백에 후보군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었다. 스위스에서 인정받은 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와 측면 수비수를 오가며 다용도 카드로 주목받은 박주호(마인츠)도 있었고, ‘홍명보 키즈’의 일원으로 2012런던올림픽 동메달 획득에 앞장섰던 윤석영(QPR)도 있었다. 그러나 김진수의 경쟁력이 더 높았다. 공교롭게도 윤석영이 유럽 진출 이후 거듭 추락함에 따라 김진수는 ‘국가대표팀 홍명보호’에서 넘버원 수비 옵션이 될 수 있었다.
● 진짜 적은 자신!
김진수의 신체조건은 우월함과는 꽤 거리가 있다. 키 177cm, 몸무게 67kg으로 조금은 왜소해 보인다.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그가 마주칠 상대팀 공격수들은 거구들이다. 그러나 덩치만으로 축구를 하는 것은 아니다. 김진수의 롤 모델인 이영표의 체격조건도 좋은 편은 아니었다. 남다른 감각과 요령으로 싸웠다.
전형적인 공격형 풀백인 김진수의 장기는 빠른 돌파와 날카로운 크로스다. 여기에 긴 스로인 능력도 갖췄고, 타이밍 게임에서 남다른 능력을 보였다. 월드컵 본선에 대비한 새 무기 장착은 필요 없다. 오히려 장점의 극대화가 필요하다. 월드컵을 앞두고 김진수는 분데스리가를 필두로 한 여러 유럽 클럽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단순히 가능성을 떠나 이미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증표다. 이미 ‘신데렐라 스토리 시즌1’을 쓴 김진수가 생애 첫 월드컵 도전에서 어떤 결말을 낳을지 궁금하다.
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는?
▲생년월일=1992년 6월 13일
▲키·몸무게=177cm·67kg
▲출신교=원삼중∼신갈고∼경희대
▲프로 경력=알비렉스 니가타(2012년 1월∼현재)
▲A매치 데뷔=2013년 7월 20일 호주전(동아시안컵)
▲A매치 통산 성적=9경기·0골
▲월드컵 경험=없음
▲주요 경력=2009년 U-17 월드컵 8강, 2011년 U-20 월드컵 16강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