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사이언스] 똘똘 뭉친 약팀은 강팀도 잡는다

입력 2014-05-2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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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국가대표팀. 스포츠동아DB

■ 승리를 부르는 응집력

런던올림픽 첫 동메달 힘은 ‘응집력’
선수·감독간 활발한 의사소통 중요
경기 안풀릴 수록 더 큰 격려가 필요
어떤 칭찬·격려 해야할지 반복연습


축구는 여러 가지 이유로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합친 것 이상의 성적을 거두는 팀이 있는가 하면, 선수 개개인의 실력은 뛰어나도 호성적을 내지 못하는 팀이 있듯이 ‘승패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빼놓을 수는 없다.

2012년 런던대회에서 한국축구는 올림픽 사상 최초로 메달을 획득했다. 8강에서 강호 영국을 만난 태극전사들은 하나로 똘똘 뭉쳐 연장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승리해 4강에 올랐다. 한국은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하나의 팀’으로 단결해 일본을 2-0으로 누르고 사상 첫 쾌거를 이룩했다.

이처럼 한 팀의 선수들이 똘똘 뭉치는 경향을 스포츠심리학에선 응집력이라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응집력이 높은 팀은 승리 가능성이 높고, 승리를 많이 한 팀은 응집력이 높다.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응집력은 과제응집력과 사회응집력으로 구분된다. 과제응집력은 팀 구성원들이 공동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협동하는 정도이며, 사회응집력은 팀 성원들이 서로 좋아하고 같이 어울리는 정도를 일컫는다. 따라서 선수들의 과제응집력과 사회응집력 모두를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응집력 향상을 위해선 활발한 의사소통이 필수적이다. 팀 내에선 선수와 선수, 선수와 감독 및 코치, 코칭스태프 사이의 의사소통이 이뤄지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끼리의 의사소통이다. 축구 경기 도중 선수들이 의사소통할 수 있는 시간은 공이 아웃됐을 때나 하프타임 등이다. 이 때 선수들은 상대팀의 약점에 대한 정보, 포지션 조율, 건설적 조언, 팀의 의지를 높일 수 있는 구호 등을 서로 나눌 수 있다.

팀이 잘 돌아가고 있을 때는 세리머니를 하거나 칭찬하는 모습을 발견하기 쉽다. 그러나 지고 있거나 잘 되지 않을 때는 서로 말이 없어지거나 더 나아가 비난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선수들은 훈련에서부터 동료가 경기 중 성공했을 때 어떤 말이나 행동으로 칭찬할지, 반대로 실수하거나 잘 되지 않을 때 어떤 말과 행동으로 격려할지 미리 준비하고 연습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동료가 실수했을 때 “괜찮아! 기회는 또 온다”라며 격려하든지 엉덩이를 툭툭 치며 토닥여주면 팀 분위기 향상에 도움이 된다.

코치진과 선수간의 의사소통에선 몇 가지 주의할 것이 있다. 축구 같은 단체스포츠에서 선수 개인의 임무가 명확하지 않거나 선수 개인의 공헌도를 알아주지 않을 때, 선수들의 동기가 저하될 수 있다. 이런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선수의 임무를 확실하게 알려줘야 한다. 특히 수비선수의 공헌도 등을 경기 후에 직접 알려주는 것이 좋다. 선수들도 마음을 열고 코치와 감독에게 먼저 다가가 부족한 점 등을 질문하면, 서로의 신뢰도는 더욱 높아진다.

팀미팅을 통해 팀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16강 진출이나 8강 진출이라는 결과목표가 있다면, 이를 위한 과정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예를 들면 “선수 개인별로 훈련이나 경기에서 칭찬, 격려, 대화 3회 이상을 한다”는 구체적이며 긍정적인 과정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팀의 응집력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한국은 역대 월드컵에서 여러 차례 강팀들을 물리쳤다. 대화가 많은 팀은 훈련과 경기 때 서로 칭찬하고 격려하기 때문에 응집력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경기에서 승리할 가능성도 커진다. 우리 태극전사들이 동료에게 더 많이 얘기하고, 행동으로 표현하기를 기대해본다.

김영숙 박사 한국스포츠개발원(KISS)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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