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만수 감독이 스캇을 벤치에 둔 이유

입력 2014-07-0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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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감독. 스포츠동아DB

SK 루크 스캇(36)의 인생무상.

SK 이만수 감독은 4일 사직 롯데전 라인업을 짜면서 고심에 빠졌다. 포수로서 4할대 타율을 해내고 있는 이재원(27)의 체력안배가 걱정됐다. 정상호(32)라는 경험 많은 포수가 있기에 포수를 대신 맡아줄 선수는 있었으나 문제는 이재원이 지명타자로 들어가면 스캇의 자리가 없어지는 데 있었다.

이 감독은 고심 끝에 스캇을 선발 라인업에서 빼기로 결정하고 통보했다. 1일 마산 NC전에 맞춰 SK로 돌아온 스캇은 2경기에서 9타수 1안타에 그쳐 별다른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3일까지 시즌 타율은 0.269까지 떨어졌고, 타점은 17개가 전부다. 무엇보다 잦은 부상 탓에 32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통산 135홈런 436타점을 기록한 스캇은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나보다. 스캇은 “(4할타자) 이재원이 지명타자로 나가는 것은 나도 이해한다. 대신 내가 좌익수 수비도 볼 수 있다”고 이 감독에게 간청했다. 원래 스캇의 포지션은 좌익수였고, 더 이상 몸도 아프지 않으니 수비를 해도 괜찮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이 감독은 “이명기가 너보다 잘하고 있다”고 잘랐다. 이명기는 3일까지 33경기에서 타율 0.333을 올리고 있고, 1일 NC전에서 시즌 1호 홈런을 터뜨리는 등 상승세다. 이명기는 4일 롯데전에서도 첫 타석 안타를 터뜨리며 이재원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선취득점의 물꼬를 텄다.

이 감독은 “스캇이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수모’를 계기로 스캇의 승부근성이 타올라 반전의 한방을 보여주기를 이 감독은 내심 바랐다. 시련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온전히 스캇 본인의 몫이다.

한편 스캇은 이날 2-6으로 뒤진 9회초 선두타자 박정권 대타로 나섰지만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그리고 전날 8위로 떨어진 SK는 4연패의 늪에 빠졌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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