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기. 스포츠동아DB
이만수 감독 “경험 부족한데 대단”
SK 이명기(27·사진)의 위대한 도전은 ‘28’에서 멈췄다. 이명기는 13일까지 28연속 경기 안타 기록을 이어왔다. 2008년 SK 박재홍이 가지고 있던 기록과 타이였다. 3경기만 더 연속해서 안타를 치면 롯데 박정태의 한 시즌 최장 연속 경기 안타(31안타) 기록도 넘볼 수 있었다. 이뿐 아니다. 11개 남은 잔여경기에서 연속 안타를 치면 역대 최장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인 2003년 삼성 박종호의 39안타도 가능했다.
그러나 이명기는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전 마지막 경기인 14일 문학 NC전을 앞두고 “마음을 비웠다”고 했다. 이유가 있었다. 전날 마지막 타석에서 노리고 있던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기 때문이다. 그는 “노리던 공이었는데 못 쳤다. 지금 좀 (타격 페이스가) 안 좋다는 걸 느꼈다”며 현재 컨디션을 전했다. SK 이만수 감독도 “경험이 많이 없는 친구가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대단하다”며 칭찬했지만 “어제 경기에서 부담이 있는 것 같더라. 내야안타를 치면서 기록을 이어갔지만 타석에서의 모습이 긴장한 듯 보였다”고 우려했다.
우려는 기우가 아니었다. 이명기는 첫 타석부터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났고, 4회에도 좌익수플라이로 돌아섰다. 5회 2사 3루와 7회 2사 3루에서 삼진, 우익수 플라이로 찬스를 무산시킨 게 뼈아팠다. 4타수 무안타. 이 감독은 8회 이명기를 빼고 임훈을 대수비로 넣었다.
그래도 이명기는 웃었다. 그는 ‘기록이 끝나면 어떨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이걸로 인해 이만큼 관심을 받은 것만으로도 즐거운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그냥 웃고 넘길 것 같다”고 빙그레 웃었다. 결국 기록은 중단됐다. 그러나 올 시즌 ‘이명기’라는 이름 석 자는 프로야구 역사에 선명히 남았다.
문학|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