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마라톤 ‘뜨거운 열기’ 15일 서울 시내 일원에서 열린 2015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6회 동아마라톤대회는 세계적 건각들과 함께 아마추어 마라토너들도 달리기의 즐거움에 빠진 ‘축제의 장’이었다. 아이와 함께 한 아빠의 모습도 보였고, 빌딩숲 사이로 광화문 대로를 누비는 이색 장면도 연출됐다. 마라톤 사랑에는 양팔이 없는 장애도 벽이 되지 못했다. 걸그룹 EXID는 흥겨운 공연으로 동아마라톤을 빛내기도 했다.(사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동아일보DB
■ 치열하고 훈훈했던 마스터스 레이스
‘얼짱 마라토너’ 정순연 씨 올 시즌 첫 대회
2시간43분13초로 여자부 최고 기록 경신
남자부 김창원·장성연 씨 나란히 1위 통과
“35km 지점서 포기 위기…동생 격려 큰 힘”
마라톤을 취미로 삼는 ‘달림이’들은 이렇게 말하곤 한다. “마라톤이란 30km를 멍하니 뛰어간 다음, 나머지 12.195km를 제대로 뛰는 운동이다.” 마라톤이 취미 그 이상이 된 이들은 제대로 뛰는 거리를 점점 늘리면서 기록을 줄여 나간다. 15일 열린 2015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6회 동아마라톤대회 마스터스(일반인) 참가자 중 ‘서브 3(Sub-3·3시간 이하로 풀코스 완주)’를 기록한 건 449명(남자 441명, 여자 8명)명이나 된다.
동아마라톤은 해마다 마라톤 시즌을 알리는 첫 대회로 열린다. 게다가 코스가 기록을 내기 유리하기 때문에 많은 달림이가 겨울 훈련 성과를 측정하는 시험 무대로 삼고는 한다. 자연히 이 코스에서 자기 개인 최고 기록을 얻어가는 이들도 적지 않다.
올해 대회에서는 달림이들 사이에서 ‘얼짱 마라토너’로 유명한 정순연(41) 씨가 국내 여자부 마스터스 최고 기록(2시간43분13초)을 세웠다. 그 전에는 2012년 역시 정 씨가 세운 2시간46분44초가 최고 기록이었다. 정 씨는 “날씨가 도와줘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궁극적으로는 2시간 41분대 기록을 세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이 대회에서 일곱 번 우승했던 ‘서울의 여인’ 이정숙(50) 씨도 2시간47분46초로 자기 최고 기록(2시간47분54초)보다 8초 빨리 들어왔지만 정 씨에 밀려 2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렇다고 기록 경쟁이 전부는 아니다. 남자부 마스터스에서는 아프리카 브룬디 출신 김창원(37) 씨와 장성연(39·울진군청) 씨가 2시간26분59초로 나란히 결승선을 통과했다. 5m 정도 앞서 들어온 김 씨가 1위, 장 씨가 2위였다. 장 씨는 “35km 지점을 넘어서는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었다. 그때 동생(김 씨)이 옆에서 물을 건네주며 ‘같이 가자’고 힘을 북돋아줘 완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 씨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먼저 들어온 김 씨의 엉덩이를 두드리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 씨는 “아내 뱃속에 있는 아이(태명 축복이)에게 좋은 선물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황규인 동아일보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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