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구자욱-박해민-박한이-채태인(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류 감독 “내년 배영섭 복귀…더 재미있겠다”
“구자욱이는 주전 아이가? 저렇게 해주는데 써야지!”
삼성 류중일 감독이 구자욱(22)에 대한 무한애정을 드러냈다. 구자욱은 올 시즌 삼성의 히트상품이다. 사실상의 데뷔 시즌을 맞아 30일까지 11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8, 11홈런, 55타점, 17도루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30일 대구 LG전에선 0-4로 뒤진 1회말 김광삼을 상대로 선두타자 홈런을 치기도 했다.
보이는 숫자뿐만이 아니다. 구자욱은 팀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던 1번타자 고민을 덜어줬다. 그는 7월초부터 박해민과 테이블세터로 배치돼 자신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리드오프로서 가장 중요한 득점력(92득점)과 출루율(0.418)이 좋고, 빠른 발로 그라운드를 휘젓고 있다. 류 감독은 “1번타자가 3할5푼에 가까운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당연히 써야하는 것 아닌가”라며 “(구)자욱이는 웬만한 일이 있지 않고는 계속 1번으로 간다. 주전이다”고 못 박았다.
구자욱이 오면서 굳건했던 삼성 타선이 요동치고 있다. 구자욱의 가장 큰 장점은 내·외야를 모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채태인이 빠지면 1루수로, 박석민이 빠지면 3루수로 들어간다. 외야수도 가능하다. 감독 입장에선 구자욱 덕분에 상황별로 쓸 카드가 생겼다.
류 감독은 “(구)자욱이가 선발로 가면서 박해민, 박한이, 채태인이 번갈아가면서 들어갈 수 있다”며 “예전에는 당연히 (채)태인이였지만, 자욱이가 저렇게 해주면 어쩔 수 없다. 써야 한다”고 말했다.
비단 올 시즌만의 얘기가 아니다. 류 감독은 “어떻게 된 게 공교롭게도 다 좌타자다”라며 “내년에 배영섭까지 돌아오면 재미있겠다”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어차피 프로의 세계는 ‘살아남는 이가 강자’인 약육강식의 세계다. 류 감독은 구자욱을 통해 무한경쟁 속으로 선수들을 몰아넣으며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대구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