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ML진출 이후 처음 마주한 선발탈락 위기

입력 2016-07-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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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KBO리그 출신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LA 다저스 류현진은 2년연속 14승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15년 어깨 수술로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고 복귀 이후 구속저하로 선발로테이션에서 탈락할 수 있는 위기를 마주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어깨 수술 후 구속이 회복되지 않고 있는 LA 다저스 류현진(29)의 팀 내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현지 유력 매체가 선발진 탈락 가능성을 언급했다.

현역 최고 투수로 꼽히는 LA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허리디스크 부상에서 회복하고 22일(한국시간) 돌아온다. 이에 따라 선발로테이션 조정이 필요하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6인 선발 로테이션은 없다. 때가 되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현지에서는 버드 노리스의 불펜 이동이 언급됐다. 그러나 류현진의 부진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LA타임스는 19일 ‘커쇼가 돌아온다. 선발진 조정이 필요하다. 만약 류현진이 21일 등판에서도 결과가 좋지 않다면 다시 부상자명단(DL)에 올려 신체적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고 보도했다.

류현진은 21일 워싱턴과 경기에서 선발 등판한다. 워싱턴은 18홈런에 타율 0.350으로 내셔널리그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는 댄 머피와 19홈런을 기록 중인 지난해 내셔널리그 MVP 브라이스 하퍼 등이 포진한 강팀이다.

류현진은 640일 만에 빅리그 마운드로 돌아온 8일 샌디에이고전에서 4.2이닝 동안 8안타 6실점했다. 최고 구속은 148㎞를 찍었다. 그러나 평균 구속은 144.7㎞였다. 이닝이 거듭될수록 구속은 급격히 떨어졌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들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약 150㎞다. 물론 불펜 투수들도 포함된 수치다. 그레그 매덕스는 36세의 나이였던 2002년 16승 6패 방어율 2.62를 거뒀는데 당시 평균 구속은 139㎞였다. 그만큼 메이저리그에서도 꼭 속도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당시 매덕스는 199.1이닝 동안 단 45개의 볼넷만 허용할 정도로 완벽한 제구를 자랑했다. 2001년에는 233이닝을 던지면서 볼넷은 27개뿐이었다. 물론 모든 투수가 매덕스가 될 수는 없다.


류현진도 서클 체인지업 등 빅리그에서도 상위권에 꼽히는 변화구가 있고 제구도 수준급이다. 하지만 평균 145㎞ 이상의 포심 패스트볼이 없으면 빅리그 타자들과의 승부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특히 LA 다저스는 최근 선발진 전력이 탄탄하다. 마에다 켄타는 8승7패 방어율 3.25로 메이저리그에 완전히 안착했다. 스콧 카즈미어는 7승3패 방어율 4.52를 기록하고 있다. 팔꿈치 인대 수술 후 복귀한 브랜던 매카시는 3경기에서 2승 방어율 1.69로 활약했다. 불펜행이 거론됐던 버드 노리스도 최근 3경기에서 3점대 방어율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 부진이 이어질 경우 계약상 선발 투수가 보장된 류현진은 또 다시 부상자명단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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