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소사. 고척|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LG 양상문 감독은 준플레이오프(준PO)를 앞두고 고민이 많아졌다. 원래 와일드카드 결정전(WC)을 1차전으로 끝내고 준PO 1차전 선발로 류제국을 내는 것을 구상했지만 WC이 2차전까지 가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소사는 올 시즌 넥센을 상대로 4경기에서 1승밖에 올리지 못했다. 24이닝 동안 무려 30안타(3홈런)를 맞았고, 15자책점을 기록하며 방어율이 5.63에 달했다. 그러나 WC에서 원투펀치를 다 소진한 LG는 준PO 1차전 선발로 3선발이던 소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포스트시즌에서 1차전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모자라다. 준PO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84%(25번 중 21번)나 PO에 진출했다. 1차전의 중요성을 모를 리 없는 소사도 힘을 냈다. 그는 13일 열린 준PO 1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8안타 1볼넷 4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그는 1회부터 1사 2·3루를 만들며 흔들렸지만 3루수 루이스 히메네스의 호수비 덕분에 위기에서 벗어나면서 안정을 되찾았다. 특히 4회 2사 만루에서 박동원을 3루수 파울플라이~임병욱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종료하는 위력을 발휘했다.
소사는 이날 최고 구속 157㎞에 달하는 빠른 공으로 넥센 타자들을 압도했다. 평균 구속이 152㎞에 달할 정도로 강력한 직구였다. 여기에 커브(7개)와 슬라이더(22개), 포크볼(8개)을 적절히 섞으며 무실점 피칭을 완성했다. 김진욱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준PO를 앞두고 “(정규시즌 이후 경기를 치르지 않은) 넥센 타자들이 소사의 빠른 볼에 빨리 적응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승패를 나눌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무리 타격훈련을 한다고 해도 실전에서 150㎞가 넘는 공을 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 위원 말대로 넥센 타자들은 소사의 직구를 공략하지 못하며 득점에 실패했다. 소사의 호투로 LG는 WC 2차전부터 준PO 1차전까지 기분 좋은 흐름을 이어가게 됐다.
LG 소사. 고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소사=몸쪽 승부를 과감히 했는데 그게 주효했다. 2년 전과 소속팀이 바뀐 상태에서 포스트시즌을 치렀는데 이게 야구 아니겠는가. 특별히 긴장되지 않았고 언제든지 던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고척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