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의 숨은 변수, 사인교체

입력 2016-11-0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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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야구에서 작전 사인은 최대한 단순화하지만 생각보다 복잡하다. 확실한 지시가 전달될 때도 있고, 일정 부분 타자의 판단에 맡길 때도 있다.

사인에 따라 ‘무조건 희생번트’, ‘상황에 따라 푸시 번트’, 혹은 ‘수비 변화에 따른 페이크 번트 강공 전환’등으로 세분화된다.

맹점은 대부분 팀들이 한국시리즈(KS)등 큰 경기를 앞두고 사인동작을 바꾼다는 점이다. 시즌 중 포수 트레이드를 주저하는 이유도 수비의 핵심 포지션인 포수가 상대 팀으로 이적하면 사인 및 함정수비 등 포메이션에 많은 손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사인은 두산과 NC의 2016 KS에서도 숨은 변수다. 벌써 3차례나 사인미스에 가까운 플레이가 나왔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2차전을 앞둔 30일 “애들이 이제 내말을 안 들어”라고 말했다. 웃으며 말했지만 29일 1차전에서 사인 소통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1차전 0-0으로 맞선 연장 11회말 무사 1루에서 김재호는 희생번트가 아닌 강한 스윙을 했다. NC 중견수 김성욱이 이 공을 놓치면서 안타가 됐지만 김 감독은 그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고 말했다. 김재호는 “3루수와 유격수 사이 공간이 커 보여서 쳤다”고 했지만 ‘무조건 희생번트 사인’이 잘못 전달됐기 때문에 강공으로 이어졌다.

이어진 박건우에 대한 사인도 ‘보내기 번트, 단 수비 위치에 따른 강공 전환’이었지만 박건우는 무조건 강공으로 이해했다. 한 해설위원은 “상대 팀에서 파악이 힘들게 트릭을 넣은 사인 변화를 선수들이 헷갈려 했던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30일 오후 2시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 베어스 대 NC 다이노스 경기 8회말 2사 3루에서 두산 김재환 타석 때 NC 선발 해커가 폭투로 역전을 허용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30일 오후 2시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 베어스 대 NC 다이노스 경기 8회말 2사 3루에서 두산 김재환 타석 때 NC 선발 해커가 폭투로 역전을 허용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NC에서도 사인 미스가 있었다. 한 순간의 실수는 패배의 빌미가 되는 결정적 장면이 됐다. 2차전 1-1 8회말 2사 1·3루 해커의 높은 공을 포수 용덕한이 받지 못하면서 결승점을 헌납했다. 정상급 투수가 던지는 공은 매우 움직임이 크다. 많은 포수들은 낮은 변화구 사인을 냈는데 높은 코스 직구가 날아올 경우 포구에 어려움을 겪는다. 용덕한은 해커의 높은 공에 반응하지 못했다. 해커는 시즌 내내 김태군과 호흡을 맞췄다. 바뀐 사인은 더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연결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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