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성급했던 NC 타자들, 조급함이 부른 패배

입력 2016-11-01 21:5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NC 테임즈-이호준-박석민(왼쪽부터). 마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NC는 한국시리즈(KS) 1, 2차전을 패했다. 반격하기 위해서 3차전은 반드시 이겨야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선수들이 느낄 부담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가 김경문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1일 마산구장에서 KS 3차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말을 아끼고 있다. 감독의 한 마디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편하게 하자고 해도 사실 부담감을 털어내기가 쉽지 않다”고 걱정했다.

김 감독의 우려는 기우가 아니었다. 3차전 두산 선발은 마이클 보우덴이었다. 보우덴은 정규시즌 18승을 올렸지만 이날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이지, 아니면 큰 경기 부담감 때문인지 경기 초반 제구에 애를 먹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흔들리는 건 보우덴보다 NC 타자들이었다. 특히 4회 NC가 선취점을 낼 수 있었던 좋은 찬스가 타자들의 조급증 때문에 무산됐다. 0-0으로 맞선 4회 선두타자 박민우가 안타를 치고 나갔고, 나성범이 볼넷을 골라 무사 1·2루가 만들어졌다. 이어 나온 타자들은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중심타선이라고 할 수 있는 에릭 테임즈~이호준~박석민이었다. 그런데 테임즈는 2구만에 3루수 인필드플라이로 물러났고, 이호준은 삼진, 박석민은 투수 땅볼로 물러났다.

문제는 3명이 모두 보우덴의 하이패스트볼에 방망이를 냈다는 점이다. 두산 포수 양의지는 NC 타자들이 어떻게든 점수를 내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 하이볼을 주문했는데 테임즈, 이호준, 박석민이 볼에 당했다. 이뿐만 아니다. NC 타자들은 선두타자가 출루했던 7회에도 보우덴의 직구에 무조건 배트를 휘두르며 허무하게 물러났다. 시리즈 2패 후 이기고자 하는 성급함이 만든 통한의 패배였다.

마산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