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율 0.37 vs 타율 0.098, 상수에 엇갈리는 KS 희비

입력 2016-11-02 14: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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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니퍼트-장원준-보우덴-유희관(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포스트시즌(PS)과 같은 단기전에는 여러 변수가 존재한다. 단기전을 집중력과 디테일의 싸움이라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예기치 못한 실책과 주루사 등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를 보완할 수단이 확실한 믿을 구석, 즉 ‘상수’다. 이 상수가 무너지면 팀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올해 한국시리즈(KS)에서 맞붙은 두산과 NC의 희비가 엇갈린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믿을 구석이 통한 두산은 3연승에 성공했고, 무너진 NC는 3연패를 당하며 벼랑에 몰렸다.


● 두산 ‘판타스틱 4’ 선발진, 방어율 0.37 언터처블

두산이 자랑하는 ‘믿을 구석’은 ‘판타스틱 4’라 불리는 선발진이다. 더스틴 니퍼트~장원준~마이클 보우덴~유희관의 1~4선발은 정규시즌에 무려 70승(22패), 방어율 3.64(701.1이닝 284자책점)를 합작했다. 강한 선발진은 PS에서 꺼내들 수 있는 최고의 무기다. 실제로 니퍼트(8이닝 무실점)~장원준(8.2이닝 1실점)~보우덴(7.2이닝 무실점)이 KS 1~3차전에서 24.1이닝 1실점을 합작했다. 셋의 합산 방어율은 0.37에 불과하다. 이들 외에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이현승과 이용찬이 전부다. 29이닝의 83.9%가 선발진의 몫이었다. 투구수만 봐도 총 427개 중 368개를 선발진이 책임졌다. 비율로 따지면 86.2%에 달한다.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던 계투진의 불안을 완벽하게 상쇄했다.

보우덴이 3차전 후 인터뷰에서 ‘판타스틱 4’라는 애칭을 두고 “우리 모두 그런 별명을 가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분위기가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졌다”고 한 것은 두산의 좋은 팀 분위기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포수 양의지는 이들의 컨디션에 따라 장점을 극대화하는 리드로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보우덴이 2스트라이크 이후 주무기로 활용하던 포크볼의 비중을 낮추고, 하이패스트볼을 앞세워 삼진 11개를 솎아낸 것이 좋은 예다.

NC 나성범-테임즈-박석민-이호준(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 NC 나테박이, 타율 0.098 최악의 침묵

NC의 최대 강점은 나성범~에릭 테임즈~박석민~이호준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다. 이들은 올 정규시즌에 타율 0.309(1834타수567안타), 115홈런·425타점을 합작했다. 이호준이 이들 중 유일하게 3할 타율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0.298(399타수119안타)로 3할에 가까운 성적을 냈다. 그야말로 피해갈 곳이 없는 무결점 타선이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두산의 강력한 선발진을 깨트릴 수 있는 최고의 카드로 꼽혔다.

그러나 이번 KS 3경기에선 이 같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넷의 합산 성적은 타율 0.098(41타수4안타)에 불과하다. 이종욱이 타율 0.333(12타수4안타), 1타점, 출루율 0.385를 기록하며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나테박이’의 침묵 속에 단 한 번도 홈을 밟지 못했다. 나성범이 13타수2안타(타율 0.182), 테임즈가 12타수1안타(0.083), 이호준이 8타수1안타(0.125)로 타격감이 좋지 않고, 박석민은 10타수 무안타다. 0-0으로 맞선 3차전 4회 무사 1·2루에서 테임즈가 3루수 뜬공, 이호준이 삼진, 박석민이 투수 땅볼로 물러나며 기회를 무산시킨 것이 이들의 긴 침묵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한 경기라도 홈팬들에게 승리를 보여드려야 한다”는 NC 김경문 감독의 바람이 이뤄지기 위해선 이들 넷의 폭발이 절실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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