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유망주캠프, 新외야거포 3인방 주목

입력 2016-11-1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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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가고시마 유망주 캠프에는 거포 외야 유망주 3명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내년 시즌 1군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정진기, 김동엽, 한동민(왼쪽부터). 사진제공 | SK와이번스

SK는 트레이 힐만 감독 체제 아래 일본 가고시마에서 유망주 캠프에 한창이다. 이름값 대신 실력과 가능성을 보고 선수들을 투명하게 기용할 수 있는 건 외국인 감독의 장점이다. 가고시마 캠프는 이를 위한 첫 번째 작업이다.

캠프에 참가한 24명의 선수들은 흙 속의 진주가 되기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이중 SK의 팀 컬러로 자리한 ‘장타력’을 뽐내는 이들이 있다. 외야수 한동민(27) 김동엽(26) 정진기(24)가 그 주인공들이다.

SK는 올해 우승팀 두산(183홈런)에 이어 팀 홈런 2위(182개)에 오르면서 ‘거포군단’의 면모를 과시했다. KBO리그 최고 타자친화적 구장이 된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 맞춰 장타력에 초점을 맞춘 라인업을 구성한 게 효과가 있었다.

이미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들이 많지만, 가고시마 캠프의 외야수 3총사도 기존 선수들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동민은 상무에서 복무한 최근 2년 연속 퓨처스리그(2군) 남부리그 홈런왕을 차지했다. 김동엽은 마이너리그 유턴파로 데뷔 시즌인 올해 57경기서 타율 0.336·6홈런·23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정진기는 201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23순위로 지명된 고졸 6년차 유망주다.

같은 외야수로 경쟁을 펼치는 입장이지만, 서로의 장점을 인정하며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동민은 “(김)동엽이는 제대하고 처음 봤는데 힘이 남다르더라. 유연성을 겸비하면 더 무서워질 것 같다. (정)진기는 원래 같이 해봤지만, 하드웨어 자체가 타고났다. 같이 훈련하면 근육이 생기는 게 눈에 보일 정도다. 워낙 열심히 하는 친구라 잘 되면 좋겠다”며 웃었다.

셋 중 유일한 우타자인 김동엽은 “둘 다 왼손타자로 (한)동민이형은 파워가 정말 좋은데 콘택트 능력도 동시에 가졌고, 주루와 수비도 뛰어나다. 진기는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다양하고, 특히 근육 생성 능력이 남다르다”며 “함께 훈련할 때 둘 다 열심히 하는 걸 보니, 나 또한 즐겁게 하게 되더라”라고 말했다.

“두 형보다 어린 게 내 장점 같다”며 웃은 정진기는 “동엽이형은 힘이 장사인데, 콘택트 능력까지 좋다. 타구가 정말 예쁘게 날아간다. 동민이형은 가진 실력에 만족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형들에게 배울 게 많다”고 밝혔다. 이어 “힘들면 좀 쉬었다 할 수도 있는데 형들이 웨이트 트레이닝할 때 개수를 몰래 세어보면, 한 개도 빼먹지 않고 해서 놀랐다. 나도 따라하다 보니 생각보다 더 많이 하게 돼 힘들 때가 있다”고 덧붙였다.

맏형인 한동민도 후배들의 모습에 자극을 받는다. 그는 “동엽이는 욕심이 많아서 코치님한테 여쭤보거나 혼자 연구하고, 다른 선수들을 유심히 보는 등 노력하는 게 눈에 보인다. 순해 보이는 진기도 속에서 끓어오르는 게 보인다. 냉정히 셋 다 경쟁자이지만,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에 모두 열심히 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셋을 지도하고 있는 정경배 타격코치는 “셋 다 파워가 남다르다. 동민이는 경험도 있고 어느 정도 검증이 돼 1루와 외야 모두 활용가능하다. 동엽이는 올해 1군에서 기량을 보여줘 앞으로가 더욱 기대가 된다. 진기는 타격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둘과 비교해도 힘으로 전혀 밀리지 않고, 주력도 갖춘 게 또 다른 장점이다. 기술적으로 가다듬어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워낙 열심히 훈련해 금방 좋아질 것으로 본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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