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드업 과정’ 패스 미스…코칭스태프, 확실한 지시가 해법

한국 축구대표팀이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 우즈베키스탄과 경기를 가졌다. 한국 김승규가 골대에서 먼 곳까지 나와 수비를 하다 첫 골을 허용하고 있다. 상암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우즈벡·카타르전 백패스 많아 압박 허용
경기전에 선수위치·패스방향 확실히 짜야

축구국가대표팀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2-1로 따돌리고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수비수의 실수로 먼저 실점하는 등 수비에서 또 한 번 커다란 문제점을 노출했다.

울리 슈틸리케(62·독일) 대표팀 감독의 말처럼 상대에게 전혀 득점 찬스를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를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실수를 최소화해야만 승리를 챙길 수 있다. 특히 축구가 그렇다. 전문가들이 최종예선 들어 한국의 수비를 심각하게 보는 데는 이유가 있다. 같은 실수가 되풀이되고 있어서다. 수비 상황에서 상대 공격수를 놓치거나 세트피스 수비에서 약속된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는 그런 유형이 아니다. ‘슈틸리케호’에선 수비수로부터 비롯되는 어이없는 패스 미스가 너무도 잦다.

우즈벡전의 실점 장면도 수비수의 패스 실수가 빌미가 됐다. 전반 25분 오른쪽 풀백 김창수(31·전북현대)의 백패스를 잡은 중앙수비수 김기희(27·상하이 선화)는 상대 공격수에게 압박을 당하자, 또 다른 중앙수비수 장현수(25·광저우 푸리)에게 연결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 볼이 약해 애매한 위치로 흘렀고, 우즈벡 공격수에게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골키퍼 김승규(26·빗셀 고베)가 재빨리 뛰어나와 걷어냈지만, 하필 우즈벡 미드필더 마라트 비크마예프에게로 향했다. 비크마예프는 한국의 빈 골문을 향해 침착히 차 넣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 우즈베키스탄과 경기를 가졌다. 우즈베키스탄 비크마예프가 선제골을 성공시킨 후 환호하고 있다. 상암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이 같은 장면은 우즈벡전에서만 나온 것이 아니다. 최종예선을 치르는 동안 수비수의 패스 미스로 인한 실점 또는 위기 장면이 거듭되고 있다. 10월 카타르전에서도 수비수의 패스 미스로 인해 상대에게 1대1 찬스를 내줄 위기를 맞았고, 홍정호(27·장쑤 쑤닝)가 2번째 경고를 받아 퇴장 당했다.

김학범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수비수에서 나오는 패스 미스는 1차적으로는 선수 개인의 문제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실수가 경기마다 반복된다는 것은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즈벡전 실점 장면도 그렇지만, 근본적으로 빌드업 과정에서 백패스가 많다. 그러다보니 한국 중앙수비수들이 계속 뒤로 물러서면서 상대 공격수에게 압박을 허용하는 문제점도 노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은 “볼을 뒤로 패스하는 상황에서 상대 공격수가 강하게 압박하면 볼을 잡은 수비수는 당황하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실수가 나온다”며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런 장면이 나오지 않도록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에게 확실한 메시지를 줘야 한다. 빌드업 과정에서 선수들의 위치와 패스 방향 등에 대해서도 벤치에서 확실한 지시를 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