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레일리. 스포츠동아DB
롯데는 8일 외국인선수 영입 작업을 완료했다. 이미 우완투수 파커 마켈(26·52만 5000달러)과 계약한 롯데는 기존의 브룩스 레일리와 연봉 85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외국인야수는 유틸리티 내야수 앤디 번즈(27)를 65만 달러에 낙점했다. 100만 달러 외국인선수가 1명도 없다. 특히 조쉬 린드블럼을 대체할 강력한 외국인 에이스를 뽑을 것이란 예측과 달리, 롯데는 레일리와의 재계약을 선택했다.
롯데가 확신이 강했다면 시즌 직후 바로 레일리와 계약을 성사시켰을 것이다. 레일리는 롯데에 남겠다는 의지가 아주 강했다. 그럼에도 해를 넘긴 것은 롯데가 계속 ‘대안’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롯데가 레일리 카드를 집은 결정적 이유는 좌완선발로서의 희소성을 평가한 덕분이었다.
롯데는 마켈부터 박세웅(22) 박진형(23) 윤성빈(18) 노경은(33) 송승준(37) 등 잠재적 선발후보군들이 전원 우완정통파다. 선발 전원이 똑같은 유형이라는 것은 장기 레이스에서 부담일 수 있다.
게다가 레일리는 KBO리그에서 이미 2시즌을 던졌다. 기복이 심한 편이긴 해도 인성과 꾸준함은 검증된 투수다. 레일리는 2015시즌 179.1이닝(11승9패), 2016시즌 184.2이닝(8승10패)을 책임졌다. 2년간의 경험을 거쳤기에 KBO리그의 환경과 타자 대처 능력에서 학습기간이 필요하지 않다.
이미 젊은 투수 마켈을 영입한 롯데는 또 한 명의 외국인투수에게는 대박 기대감보다 안정감을 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에릭 번즈 영입에서도 롯데의 보수적 시선이 읽힌다. 메이저리그(토론토) 출신인 번즈는 타격 데이터에서 인상적 지표를 남기지 못했다. 그러나 2루, 3루를 두루 맡을 수 있는 건실한 수비능력이 돋보인다. 통계에 잘 잡히지 않는 주루와 변화구 대처 능력에서도 점수를 땄다. 프리에이전트(FA) 3루수 황재균의 거취에 팀이 받을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도 배어있을 것이다. 새롭게 진용을 짠 롯데 외국인선수들은 2월 개시되는 미국 애리조나 캠프부터 합류한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