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진입 삼성화재, 긍정의 재료들

입력 2017-01-09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삼성화재 선수들이 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대한항공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크게 환호하고 있다. 대전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삼성화재 선수들이 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대한항공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크게 환호하고 있다. 대전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삼성화재가 궤도에 진입했다. V리그 판도 전체를 흔들 초대형 태풍이다.

삼성화재는 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홈경기를 세트스코어 3-0(25-14 25-23 25-23) 완승으로 끝냈다. 5일 OK저축은행전 세트스코어 3-0 승리 이후 2경기 연속 셧아웃이다. 결과뿐 아니라 게임 내용은 그 이상이다. 삼성화재다운 배구가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많이 패한 것 같은데도 삼성화재의 승점은 35점(10승12패)이다. 1위 현대캐피탈(승점 41)도 사정권에 들어왔다. 3위 한국전력(승점 37)과 현재 격차만 유지해도 봄배구가 가능하다. 2위 대한항공(승점 40)을 완파한데서 알 수 있듯 이제 웬만해선 삼성화재를 막을 수가 없다. 지금 이 상승세가 요행이 아니라 필연이 겹쳐져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화재는 진짜 무서워졌다.

삼성화재 타이스. 대전|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삼성화재 타이스. 대전|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변화의 근거 1 : 타이스 업그레이드 완성

삼성화재 외국인선수 타이스는 대한항공전에서 공격성공률 58.53%(26득점)를 찍었다. OK저축은행전에서는 성공률이 무려 77.14%(30득점)였다. 이를 두고 삼성화재 안에서는 “드디어 타이스가 돌아왔다”고 평가한다. 사실 삼성화재는 여름 훈련기간에 타이스를 ‘완성형’으로 개조했다. 그러나 타이스가 네덜란드대표팀에 다녀온 뒤, 애써 만들어놨던 폼이 흐트러졌다. 다시 삼성화재로 돌아와서 적응을 하려니 미세한 이질감이 생겼다. 드러난 성적만으론 V리그 최고 외국인선수였지만 삼성화재가 기대한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타이스가 드디어 삼성화재가 원하는 수준의 폼과 결정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삼성화재 스타일의 배구가 이제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삼성화재 박철우. 대전|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삼성화재 박철우. 대전|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변화의 근거 2 : 실전감각 찾아가는 박철우

박철우는 대한항공을 맞아 16점을 올렸는데 4점이 서브, 3점이 블로킹에서 나왔다. 후위공격까지 곁들여지며 ‘트리플크라운’도 기록했다. 박철우는 “5년 만인 것 같다”고 웃었다. 박철우는 V리그 토종 라이트 중 가장 블로킹 능력이 빼어난 선수로 평가 받는다. 여기다 약점으로 지적받던 서브가 회복되고 있다. 시행착오를 거치며 미세한 감을 잡아가고 있다. 대한항공전에서 통산 200서브에이스까지 달성했다. 기록을 떠나 코트에서 박철우는 분위기메이커다. 계속 ‘파이팅’ 소리를 질러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을 정도인데, “계속 이래야 된다. 내가 안 그러면 지적해달라고 후배들에게 부탁했다”고 말했다. 실력, 기술이 부족한 점을 팀워크, 혼신의 집중으로 메우겠다는 강렬한 의지다.

대전|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대전|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변화의 근거 3 : 혼연일체의 가치 실천하는 선수단

삼성화재는 새해 첫날(1일) KB손해보험에 충격의 패배(1-3)를 당했다. 그 이후 거짓말처럼 선수들이 밝아졌다. ‘힘들어졌다’고 위기감이 돈 순간부터 저력을 발하기 시작했다. 위기를 거치며 선수들은 이제 서로가 서로를 믿는 길밖에 없음을 깨달아가고 있다. 선수들끼리 스킨십이 빈번해졌다. 벤치도 중심을 잡아가고 있다. 선수들이 상황 상황마다 임도헌 감독을 쳐다보며 함께 호흡한다. 임 감독은 경기가 안 풀리면 와이셔츠 차림으로 선수들을 독려하곤 했는데, 2연승 과정에선 양복 겉옷을 벗지 않았다. 임 감독은 “이제 (구상한 삼성화재 배구에) 70~80점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화재가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담겨있다.

대전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