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식중독’ 부산의 작은 바람, “사태가 빨리 수습됐으면”

입력 2017-01-1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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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부산 아이파크

순천 동계훈련 부산, 선수단 식중독 증세
부산 구단, “안타까운 상황이 빨리 좋아졌으면”


다가올 2017시즌 K리그 클래식(1부리그) 복귀를 꿈꾸는 챌린지(2부리그) 부산 아이파크의 동계훈련 캠프가 12일 갑자기 뒤숭숭해졌다. 6일부터 1차 전지훈련지 전남 순천에 머물고 있는 선수단이 집단으로 식중독 증세를 보인 탓이다.

불편한 기운은 전날(11일)부터 감돌았다. 전훈에 참여한 38명 가운데 20여 명이 가벼운 감기기운을 동반한 설사와 구토, 복통을 호소했다. 다음날 오전까지도 호전되지 않자 결국 병원을 찾았는데, 진단 결과 ‘식중독 의심’이 나왔다. 구단에 따르면 숙소에서 제공된 생굴·육회 등 날 음식을 먹어 탈이 난 것으로 전해진다. 순천시 차원의 선수단 숙소 위생상태 점검과는 별개로 부산 구단이 입은 손해는 실로 막심하다.

무엇보다 정상 훈련이 진행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새 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조진호(44) 감독의 지휘 속에 선수단은 점차 강도를 높여가는 혹독한 풀 트레이닝을 진행해왔다. 오전과 오후, 공식훈련은 하루 2차례 진행되지만 누구도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코칭스태프와 지원스태프를 제외한 선수 26명은 훈련과 별개로 틈날 때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부지런히 몸을 만들었다. 훈련 틈틈이 물 마실 시간이 주어질 때도 팔굽혀펴기와 스트레칭을 할 정도로 의지가 남다르다.

아쉬움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부산은 훈련 초반부임을 감안, 기초체력을 키우고 컨디션을 조절하는 데 포커스를 맞췄으나 틈틈이 실전도 병행하며 전반적인 팀 체크도 해왔다. 공식 소집 이전인 지난달 말에도 선수단 28명을 꾸려 제주 서귀포로 이동해 신태용(47) 감독의 U-20대표팀과 2차례 연습경기를 했다.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인 이날도 부산은 클래식(1부리그) 광주FC와 순천팔마운동장에서 연습경기를 치르려 했다. 그런데 돌발 상황으로 인해 조 감독은 광주 남기일(42) 감독에 양해를 구해 취소한 뒤, 자체훈련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다만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인원들에는 철저히 휴식을 취하도록 했다. 결국 훈련에 참여한 선수는 10여명에 불과했다. 최만희(61) 사장 등 구단 수뇌부도 급히 순천을 찾아 상황을 체크하는 등 온종일 어수선했다.

당연히 조 감독의 안색도 좋지 않았다. “나도 어제부터 몸이 좋지 않았지만 단순 감기로만 생각했다”던 그이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하루라도 빨리 최상의 몸 상태로 만들어 단계별 훈련을 진행해야 하는 시점에서 지금의 상황이 좋을 수 없다. 현장을 찾은 부산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사태가 마무리돼 더 이상 훈련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았으면 한다”는 조심스런 바람을 내비쳤다.

순천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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