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호. 스포츠동아DB
롯데가 ‘대호(大虎)’를 잡기 위한 움직임을 개시했다. 롯데 소식통은 “롯데가 극비리에 지난주부터 이대호 측과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 내부에서도 “자꾸 언론에 우리가 일을 안 하는 것처럼 나오는데, 그렇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롯데 안팎에서는 “시간적으로 봤을 때, 설 연휴 무렵까지 이대호와의 협상이 결판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롯데는 1월31일 미국 애리조나로 스프링캠프를 떠난다. 이대호 영입을 시야에 넣고 있는 일본 구단들도 2월1일부터 캠프에 돌입한다. 현실적으로 이미 팀 구성이 완성단계에 있어야 한다. 이는 ‘시간이 더 이상 이대호 편만은 아니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야구계 한 인사는 “‘언제까지 기다려주겠다’는 언질을 이대호 측에 해준 일본 구단이 없는 한, 이대호에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평했다.
롯데가 일관되게 밝힌 ‘예의주시’의 이면에는 영입 의지가 약했다기보다는 협상이 무르익는 시점을 기다린 측면이 있을 수 있다. 롯데는 이대호가 간절한 반면, 감당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정해놓고 있다. 이와 관련 롯데 관계자는 “롯데 그룹이 현 시국의 영향을 안 받는다곤 말 못할 것 같다. 그러나 그룹 차원에서 이대호 영입을 결단하지 못할 상황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실제 불발로 끝났어도 프리에이전트(FA) 황재균 잔류협상에서 롯데는 적극적이었다. 미온적이었던 초반에 비해 롯데의 태세가 전환된 것은 그룹의 승인을 얻어낸 덕분이라는 것이 야구계의 정설이다. 황재균보다 비싸겠지만 이대호의 가치를 그룹이 인정한다면 투자를 못할 것도 없다. 그러나 아무리 롯데라도 베팅에 한도는 있다. 일본야구에서 받을 것으로 예측되는 몸값의 장기계약은 롯데로서는 두 손 들 수밖에 없다.
결국 관건은 이대호의 자존심을 세우는 명분을 양 측이 어떻게 합의할 수 있느냐다. 이와 관련 야구계 인사는 “연봉과 별개로 이대호의 은퇴 후까지 관리할 장기 플랜을 롯데가 제시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협상이 본격화됐다면 정말 롯데에 얼마나 이대호가 필요한 선수인지를 설득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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