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뮬렌 감독-이스라엘 웨인스타인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네덜란드 헨슬리 뮬렌 감독은 7일 한국전을 앞두고 선발로 나서는 우규민에 대해 “굉장히 많은 영상을 찾아봤다. 지난 시즌 투구 영상까지 찾아봤다”며 “한 번을 상대해보지 않는 선수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고 말했다.
WBC에 참가하는 팀에 대한 정보는 한정적이다. 전력 분석원들이 각 팀의 전력을 파악하기 위해 투입되지만 대회를 준비하는 모습만 지켜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대회 준비기간뿐 아니라 그동안 어떤 공을 던져온 투수인지까지 면밀히 분석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네덜란드는 2013년 WBC 때도 현재 롯데 코치로 뛰고 있는 라이언 사도스키에게 한국 정보를 수집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선수의 이름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많은 정보를 얻었고, 많은 경기를 지켜봤다”는 뮬렌 감독의 얘기가 허투루 들리지 않았던 이유다.
선수들도 전력분석 자료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투수에 대한 공략 계획을 머릿속에 넣고 타석에 임했다. 우규민을 상대로 결승2점홈런으로 연결한 주릭슨 프로파르는 “경기 전 미팅에서 영상을 보면서 투수의 특성을 파악하는데 주력했다”며 “계획은 ‘일단 공을 따라가 보자’였는데 홈런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스라엘도 마찬가지였다. 제리 웨인스타인 감독은 대회 직전 약체라는 평가에 “우리는 준비가 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근거 있는 자신감이었다. 이스라엘은 한국과 대만을 차례로 격파하면서 타자별 수비 시프트까지 선보였다. 웨인스타인 감독은 “아주 작은 정보를 가지고 시프트를 시도하는 건 위험한 도박이었지만 충분히 생각하고 시행했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대응력도 돋보였다. 한국전에서 결승타를 친 스콧 챔버는 “경기 내내 시프트를 했지만 (한국 타자들이 시프트를 깨기 위해 타격 방법을 바꾸자) 수비 위치를 바꿨다”고 귀띔했다. 즉, 집중력에서도 앞섰다는 얘기다.
고척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