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나지완(가운데).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는 나지완 계약을 1호로 성사시켰는데 당시, ‘KIA가 전력 중복을 감수하는 것 아닌가’라는 시선도 없지 않았다. 최형우와 김주찬 외에 외국인선수 버나디나까지 외야라인이 가득한데다 지난 2년간 리빌딩 과정에서 발굴한 젊은 선수들까지 포함하면 야수진이 넘칠 실정이었다. 현실적으로 나지완을 잔류시키면 지명타자로써 활용한다는 의미가 된다.
그러나 ‘대안은 많을수록 좋다’는 KIA의 노선은 2017시즌 초반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타당성 여부를 놓고 의견이 갈렸던 나지완은 삼성과의 개막전부터 만루홈런을 포함해 홈런 2방을 터뜨렸다. 5월5일까지 나지완은 30경기에 출장해 타율 0.290에 6홈런 24타점을 기록 중이다. 홈런은 최형우와 팀 내 공동 1위이고, 타점은 최형우(22점)를 넘어 팀 단독 1위다. 타점 1위인 LG 히메네스와 NC 모창민(26타점)을 뒤쫓아 타점왕까지 노릴 수 있는 페이스다.
5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5번타자로 나선 나지완은 0의 균형을 깨는 선제 2점홈런을 4회 무사 1루에서 터뜨렸다. 롯데 제1선발 레일리를 흔드는 밀어 쳐서 만든 우월 홈런이었다.
KIA가 김주찬의 타격슬럼프(타율 0.190), 버나디나의 장타력 부재(장타율 0.314), 4월 이범호의 부상 공백 와중에도 공격 지표를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나지완의 공헌도를 간과할 수 없다. 나지완의 주자 있을 때 타율은 0.333이고, 득점권에서도 0.303으로 강했다.
한때 KBO에서 가장 안티팬이 많았던 타자였다. 그 시절 내색은 하지 않았어도 심리상담까지 받았을 정도로 힘든 시간이었다. 그러나 이런 시련을 견디는 과정에서 KIA의 핵심전력으로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세상사 새옹지마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