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SK와이번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8회말 2사 3루 LG 양석환이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잠실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양석환(26)은 현 LG의 4번타자다. 그는 외국인타자 루이스 히메네스가 부진했을 때부터 그의 대체요원으로 4번에 배치됐다. LG 양상문 감독은 “우리 팀에 4번을 칠 타자는 양석환밖에 없다”고 할 정도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양석환도 처음에는 주춤했지만 조금씩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는 활약을 하고 있다. 특히 11일 잠실 SK전에서 4번 3루수로 선발출장해 5타수 4안타 4타점을 폭발했다. 스스로는 “4번 되고 나서 처음으로 잘 쳤다”며 겸연쩍게 웃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이 왜 중심타선에 배치돼야 하는지 증명해가고 있다.

LG 양석환. 스포츠동아DB
● 시즌 타율은 0.283…득점권 타율 0.435
4번타자는 상징적인 자리다. 팀 내 가장 잘 치는 타자라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4번 타이틀을 지켰던 한 선수는 “4번에서 쳐보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과는 차이가 크다”고 강조했다. 중요한 자리인 만큼 중압감이 크다. 실제 잘 치던 타자가 4번으로 이동한 뒤 흔들리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양석환도 히메네스의 이탈로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됐다. 스트레스가 클 법도 한데 그는 “내가 느끼는 부담감은 크지 않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자신이 4번을 맡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원래 정신적으로 크게 흐트러지지 않는 편이다. 시즌 타율은 낮지만 득점권에서 어느 정도 결과를 내기 때문에 감독님께서 맡겨주신 것 같다”고 당당히 말했다.
근거 있는 자신감이다. 양석환의 방망이는 찬스 때 더 불타오른다. 12일까지 그의 시즌 타율은 0.283이지만 득점권 타율은 0.435로 높다. 득점권에 주자가 있을 때 장타율(0.717), 출루율 (0.536) 모두 빼어났다. 주자가 있을 때 타율 0.337, 장타율 0.526으로 잘 쳤다.

LG 양석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찬스를 즐길 줄 아는 타자 “더 집중”
동료들의 증언에 따르면, 양석환은 강단이 있는 타자다. 한 선수는 “(양)석환이는 분명히 상대투수 공이 좋아 보이는데 덕아웃으로 돌아오면 ‘별 거 아니다. 칠 수 있다’고 얘기한다”고 귀띔했다. 아무리 잘 치는 타자라도 에이스 공을 공략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그는 당당히 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유가 있다. “투수와 싸우기도 전에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싶기 때문”이다. 그는 “일부러라도 그렇게 생각하려고 한다”며 “상대투수 공이 좋다고 내가 먼저 지고 들어가면 이길 수 없지 않나”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찬스를 즐길 줄도 안다. “주자가 있을 때 더 집중이 잘 된다. 득점권에 주자가 있을 때 어떻게 칠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타석에 들어선다”고 말할 정도다.
부진해도 슬럼프라고 생각하지 않고 ‘과정’이라고 받아들이는 긍정적 성격도 있다. 그는 “그동안 팀 타선이 안 좋아서 힘들었는데 우리 팀 타자들 모두 능력이 있다. 아직 경험이 적어서 시행착오를 겪는 것일 뿐”이라며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이 과정을 거치면 더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격도, 실력도 4번타자에 잘 어울리는 타자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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