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김재윤. 스포츠동아DB
kt 김진욱 감독은 6일 수원 SK전을 앞두고 우연히 감독실 앞 복도에서 마무리 김재윤(27)과 마주쳤다. 김 감독은 슬쩍 웃으며 “오늘도 가야지?”라고 물었다. 그러자 김재윤은 힘 있는 목소리로 “네”라고 선뜻 답했다.
김재윤(27)은 7월 27~29일 두산과 NC를 상대로 3연투를 했다. 2017시즌 처음이었다. 이어 4~5일 SK전에서도 모두 던졌다. 김 감독은 농담처럼 말했지만, 정작 김재윤은 적극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던지는 요령을 알아야 한다. 지난주 3연투를 해봤는데 아직은 괜찮은 것 같다. 힘들긴 해도 언제든 상황이 되면 나갈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김 감독은 정상적 상황이면 김재윤을 세이브 상황에만 기용하고 싶다. 그러나 100패를 할지 모르는 위기 상황에서 김재윤의 투입 템포가 빨라지고, 등판 횟수가 올라가고 있다.
여러모로 부담스러울 법하지만 김재윤이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팀과 김 감독을 향한 믿음이다. “팀이 필요하니까 나를 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동료 불펜투수를 향한 미안함이다. “다른 투수들에 비해 투구이닝도 적고, 등판할 기회도 많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심)재민이, (이)상화 형 등 불펜 투수들에게 (쉬고 있어도) 미안했다”고 털어놨다.
우연의 일치였지만 김진욱 감독의 말은 현실이 됐다. 김재윤은 6일 또 마운드에 올랐다. 5이틀 연속 세이브 성공으로 2승2패 15세이브(블론세이브 2개) 방어율 3.13(31.2이닝)을 기록했다. 김재윤의 이틀 연속 세이브는 5월10~11일 KIA전 이후 처음. 김재윤은 “이제 세이브 상황이 아닐지라도 막아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수원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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