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키즈 父’ 김경문의 뿌듯함

입력 2017-09-1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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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야구 대표팀을 맡을 당시 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제28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준우승을 달성한 대표팀 선수들은 대부분 1999~2000년에 태어났다. 아홉 살, 열 살 때 온 나라가 환호한 2008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을 보며 프로선수를 꿈꿨다. 그리고 9년의 시간이 지난 오늘 시속 150㎞를 던지는 투수가 즐비한 ‘황금 세대’로 성장했다. 야구팬들은 이들을 ‘베이징 키즈’로 부른다.

NC 김경문 감독은 2007년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와 2008년 대륙별 플레이오프를 통과하며 8년 만에 올림픽 진출티켓을 따냈다. 그리고 본선에서 9전 전승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한국 야구에 안겼다.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달성한 신화였다. 당시 SK소속이었던 국가대표 투수 김광현과 정대현의 기용을 놓고 김성근 전 감독이 직접적으로 대표팀 사령탑을 비난하기도 했다. 시즌을 중단하고 치른 본선에서는 선수선발에 어려움이 컸다. 김경문 감독은 이런 숱한 난관을 극복하고 대표팀의 과감한 세대교체 속에서 일본과 쿠바를 격파하며 세계 정상에 올랐다. 정작 감독은 선수들처럼 목에 금메달을 걸지 못했지만 ‘베이징 키즈의 아버지’라는 영광스러운 평가가 뒤따른다.

베이징올림픽 우승 직후 헹가레를 받는 김경문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베이징 키즈’의 아버지는 현장 감독으로 내년 시즌 직접 선수들을 만난다. 김경문 감독은 ‘야구 팬들이 유망주들을 베이징 키즈라고 부른다’고 하자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올해 뿐 아니라 베이징올림픽 직후 많은 아이들이 야구를 시작해 고교 2학년, 1학년, 중학교도 유망주 풍년이다’고 하자 “한국야구의 미래가 밝아서 참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중계방송을 모두 시청했다는 김 감독은 “기술적으로 굉장히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아서 야구인의 한 명으로 흐뭇했다. 체격도 굉장히 좋더라. 잘 성장해서 훌륭한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며 “얼마 전 우연히 초등학생들이 야구하는 모습을 봤는데 투수 키가 나보다 크더라. 예년에 비해 더 많은 아이들이 야구를 즐기고 배우고 있다는 사실이 고마울 뿐이다”고 했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그리고 2009WBC 준우승까지 이어진 한국야구 영광의 시대는 제9·10구단 창단, 신축구장 건설 그리고 800만 관중을 낳았다. 또한 전국에 리틀 야구 붐을 일으켰다. 2008년 8월 23일 베이징의 그날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마산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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