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후. 스포츠동아DB
‘슈퍼루키’ 이정후(19·넥센)가 프로 2년차 최고연봉자로 등극하며 2017시즌의 활약을 보상받았다.
넥센 구단은 13일 “이정후와 1억1000만원에 2018시즌 연봉계약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입단 첫해인 올 시즌 연봉 2700만원에서 무려 8300만원(인상률 307.4%) 인상된 액수로 2007시즌 한화 류현진(현 LA 다저스)의 연봉을 넘어섰다. 2006년 2000만원의 연봉을 받은 류현진은 이듬해 8000만원(400%) 인상된 1억원에 계약한 바 있는데, 이는 종전 2년차 최고연봉이었다. 400%의 인상률은 넘어서지 못했지만, 2년차 최고연봉과 인상액을 모두 경신하며 새 역사를 쓴 것이다. KBO리그 데뷔가 아닌 입단 2년차 최고연봉을 새로 썼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
2017시즌 신인 1차지명을 통해 넥센 유니폼을 입은 이정후는 입단 초기만 해도 ‘바람의 아들’ 이종범(MBC스포츠+ 해설위원)의 아들로 더 큰 주목을 받았지만, 시즌 내내 기복 없이 꾸준함을 자랑하며 기량을 인정받았다. 전 경기인 144게임에 출장해 타율 0.324(552타수 179안타), 2홈런·47타점·12도루·111득점의 성적을 거뒀는데, 안타와 득점은 역대 신인 최다기록이다. 한 구단의 스카우트는 “이정후가 첫해에 이렇게까지 잘하리라곤 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다”고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그만큼 강력한 존재감을 뽐낸 덕분에 2007년 두산 임태훈 이후 10년만에 입단 첫해 신인왕을 거머쥘 수 있었고, 올 시즌 직후에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대표팀에 선발돼 국제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넥센 구단 고위관계자는 “이정후의 활약이 대단했다. 역대 신인 최다안타와 득점 기록을 갈아치운 점도 연봉 협상 때 반영할 것”이라는 말로 그의 가치를 설명했고, 결국 구단은 2년차 최고연봉으로 자존심을 세워줬다.
이정후는 계약 직후 “생각보다 빨리 억대 연봉을 받게 돼 신기하고 기쁘다”며 “넥센에서 뛸 수 있게 기회를 주신 이장석 대표님과 스카우트팀, 항상 믿어주신 감독님과 코치님, 많은 도움을 주신 선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의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더 발전하겠다는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데뷔 첫해부터 풀타임을 소화하며 프로무대는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며 “부족한 부분이 많았지만 한편으론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신인이기에 조금만 잘해도 칭찬과 주목을 받았는데, 진짜 평가는 2018시즌부터라고 생각한다. 더 열심히 해서 내년에 더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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