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건의 아날로그 스포츠] 강백호 프로 첫타석 홈런으로 본 ‘ML·KBO외인들의 사례’

입력 2018-03-27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4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개막전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kt 8번타자 강백호가 3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KIA 헥터의 6구째를 밀처쳐 비거리 110미터 좌월 솔로 홈런을 날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저지·오스틴, 같은 날 ML데뷔전 연타석 홈런

ML 118명 중 22명은 첫 홈런이 끝
명예의 전당까지 간 건 윌헬름 유일
브렛 필, SF서 데뷔 첫 타석 홈런포
테드 윌리엄스 521호 은퇴홈런 유명


kt 강백호가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개막전이었던 24일 광주 KIA전 첫 타석에서 홈런을 때렸다. 신인이 개막전에 출전해 데뷔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친 것은 KBO리그 역사상 2번째 진기록이다. 최초기록은 롯데 조경환이 1998년 4월 11일 삼성전 2회에 기록했다. 고졸선수로서는 강백호가 처음이다.

KBO리그의 역대 신인 데뷔 첫 타석 홈런은 강백호가 통산 6번째다. 지난해 한화 김태연은 6월 21일 넥센과의 홈경기에 8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출전해 데뷔 첫 타석에서 2점홈런을 뽑아냈다. 그것도 초구를 때려냈다. 이는 KBO리그 통산 3번째 기록이다. 2000년 4월 5일 LG 외국인선수 테이텀이 첫 기록을 세웠고, 2001년 6월 23일 두산 송원국이 2번째 주인공이다.

애런 저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메이저리그의 데뷔 첫 타석 홈런 기록은 118차례

고졸, 대졸 구분이 없는 메이저리그(ML)의 데뷔 첫 타석 홈런 기록을 살펴봤다. ML 역사상 최초의 데뷔 첫 타석 홈런은 1895년 나왔다. 보스턴 비니어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전신)의 조 해링턴이 9월 10일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전신)와의 경기에서 진기록을 세운 것이 시작이다. 이후 2017시즌까지 118명의 타자들만이 모든 루키들의 꿈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22명은 데뷔 첫 타석 홈런이 마지막 홈런이었다. 31명은 초구를 때려서 홈런을 만들어냈다.

경사가 겹친다고 데뷔 첫 타석 홈런이 그랜드슬램이었던 선수는 1898년 4월 21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빌 듀글비를 포함해 통산 4명이다. 데뷔 첫 타석에 이어 다음 타석까지 연달아 아치를 그린 타자는 단 2명이다.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와 테일러 오스틴이 2016년 8월 13일 같은 날 동시에 달성했다.

데뷔 첫 타석 홈런을 친 선수들 가운데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케이스는 오직 한 차례 호이트 윌헬름이다. 1952년 4월 23일 뉴욕 자이언츠 소속으로 데뷔 첫 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30세에 빅리그에 데뷔해 50세까지 활동했던 너클볼 투수다. 메이저리그 최초의 200세이브, 1000경기 출장 기록도 세운 철인이다.

첫 출발이 화려했던 선수들 가운데 통산 홈런이 가장 많은 선수는 개리 가이에티(미네소타 트윈스)다. 1981년 9월 20일 확장 엔트리로 빅리그에 합류해 통산 360홈런의 첫 발을 데뷔 타석에서 내디뎠다.

샌프란시스코 시절 브렛 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우리에게 익숙한 메이저리그 첫 타석 홈런타자의 이름들

KIA 선수로 더 알려진 브렛 필은 2011년 9월 20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으로 데뷔 첫 타석 홈런을 날렸다. 메이저리그 통산 홈런은 9개다.

KBO리그를 경험한 외국인선수들 중 데뷔 첫 타석 홈런타자 리스트는 더 있다. SK 투수 얀 에스테반은 2004년 6월 4일 탬파베이 데블레이스 소속으로 진기록을 세웠다. 얀은 이 홈런이 메이저리그 마지막 홈런이다. LG에서 활약했던 주니어 펠릭스도 1989년 5월 4일 토론토 블루제이스 소속으로 데뷔 첫 타석 초구 홈런을 기록했다. 통산 홈런은 55개.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하다 메이저리그를 택했던 마쓰이 가즈오도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2004년 4월 6일 뉴욕 메츠 선수로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나선 그는 첫 타석에서 초구를 홈런으로 연결해 화제를 모았다.

테드 윌리엄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화려한 시작보다는 화려한 마무리, 현역 마지막 타석 홈런타자는?

시작보다는 끝이 더 좋은 타자도 있다. 현역생활 마지막 타석에서 홈런을 치며 화려하게 유니폼을 벗은 타자들이다. 모든 은퇴선수들의 꿈이지만, 오직 51명만이 경험한 진기록이다. 첫 기록의 영광은 1890년 9월 18일 클리블랜드 스파이더스(인디언스의 전신)의 벅 웨스트가 차지했다. 그의 빅리그 통산 홈런은 고작 3개. 사실상 화려한 마무리가 아니고 어쩌다보니 팀에서 잘려 그 타석이 메이저리그 마지막 기록이 됐던 경우다.

모든 야구팬들이 기억하는 가장 멋진 마무리는 테드 윌리엄스(보스턴 레드삭스)가 했다. 1960년 9월 28일 팀의 시즌 마지막 경기, 마지막 타석에서 진정한 은퇴 홈런을 때렸다. 통산 521번째 홈런이었다. 앨버트 벨도 볼티모어 오리올스 소속으로 2000년 10월 1일 현역 마지막 타석에서 통산 381호 홈런을 날리고 유니폼을 벗었다. 짐 에드먼즈도 신시내티 레즈 소속으로 2010년 9월 21일 통산 393호 홈런을 치며 화려했던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이보다 더 극적인 현역 은퇴는 일본프로야구에서 나왔다. 재일동포선수로 삼성에서 뛰었고, 나중에 두산 감독까지 했던 송일수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