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위 회복 필요” 장시환 2군 보낸 조원우 감독의 메시지

입력 2018-04-04 18: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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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장시환. 스포츠동아DB

2017년 4월 18일 내야수 오태곤(KT)이 포함된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은 장시환(31)은 팀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자원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프리에이전트(FA)를 통해 손승락(36)과 윤길현(35)을 영입했음에도 불안요소가 남아있던 불펜을 강화하기 위한 카드였다. 필승계투조는 물론 상황에 따라 뒷문을 걸어 잠글 수도 있는 확실한 불펜 자원을 영입했다는 기대에 들떴다.

장시환은 지난해 롯데 이적 후 48경기에서 3승4패8홀드, 방어율 4.80(45이닝 24자책점)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후반기 19게임에서 2승, 방어율 2.79(19.1이닝 6자책점)를 기록하며 불펜에 큰 힘을 보탰다. 롯데가 후반기 대반전에 성공하며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한 데는 장시환의 공도 작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4경기에서 1홀드, 방어율 12.46(4.1이닝 6자책점)을 기록 중인데, 최근 2경기에서만 1.1이닝 동안 6점을 허용하는 최악의 투구를 했다. 불안한 제구도 발목을 잡았다. 3월 24일 인천 SK와 개막전에서 2이닝 동안 5삼진을 곁들인 퍼펙트 피칭으로 기대를 키웠지만, 좋은 흐름은 오래 가지 않았다. 결국 롯데 조원우 감독은 4일 대전 한화전에 앞서 장시환을 2군으로 내리는 극약처방을 했다.

조 감독은 “자신감이 없어 보였다”며 “자신 있게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하는데, 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2군에서 구위 회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3일 경기에서 한화 송광민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하는 등 1이닝 동안 2안타(1홈런) 2볼넷 4실점으로 무너진 것이 뼈아팠다. 0-6으로 끌려가던 3회초 2점을 만회한 뒤 곧바로 추가점을 내주면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 4회 타선 폭발로 10-11 한 점차까지 추격했던 터라 그 아쉬움이 더 컸다.

장시환의 구위는 KBO리그를 통틀어 최정상급으로 평가받는다. 최고구속 150㎞가 넘는 빠른 공에 슬라이더와 커브, 포크볼 등의 다양한 변화구를 지녔다.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때 장시환의 불펜피칭을 지켜본 한 해설위원은 “구위만 보면 20승 공”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는 심리적인 불안감을 극복하면 불펜에 큰 힘을 보탤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조 감독도 장시환이 자신감을 되찾고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넌지시 드러냈다.

한편 롯데는 장시환과 함께 포수 나원탁을 1군에서 제외했고, 우투수 박시영과 오현택을 콜업했다. 마운드의 불안요소 탓에 “당분간 포수 3명으로 운영하겠다”던 계획도 무기한 연기한 것이다.

대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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