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변화-부챗살 타법, 페르난데스 부활 이끈 키워드 둘

입력 2019-06-04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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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페르난데스. 스포츠동아DB

두산 페르난데스.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외국인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1)는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타자 가운데 한 명으로 손꼽힌다.

3일까지 올 시즌 60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타율 0.347(242타수84안타), 10홈런, 47타점, 출루율 0.411이다. 4월까지 타율 0.392(125타수49안타), 7홈런, 30타점을 기록한 기세는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탁월한 콘택트 능력을 자랑하며 타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무엇보다 그라운드의 모든 방향으로 타구를 보내며 상대 시프트를 무력화하는 부챗살 타법이 돋보인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341(41타수14안타)의 고타율을 기록 중인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안타 타구의 방향을 살펴보면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4월까진 그라운드의 좌측을 향한 안타가 11개(가운데 13개·우측 25개)로 비율이 22.4%에 불과했다. 그런데 5월23일 수원 KT 위즈전부터 최근 10경기를 살펴보면 좌측 안타 타구가 6개(가운데 3개·우측 5개)로 이 기간 때려낸 그것(14개)의 42.86%에 달한다. 이를 두고 김태형 두산 감독은 히팅포인트의 변화를 언급했다.

김 감독은 지난 5월28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페르난데스의 연습 타격을 지켜보며 “타격폼이 조금 바뀌었네”라고 넌지시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 3연전(5월28일~30일)에서 페르난데스는 12타수7안타(0.583)를 몰아치며 타격감을 회복했고 이 가운데 장타가 4개(1홈런·2루타 3개)였다. 시간이 지난 뒤 김 감독에게 더 구체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공을 맞히는 능력은 인정을 받았다”는 페르난데스의 말과도 궤를 같이한다.

“타격 연습을 할 때 유심히 보니 평소와 달랐다. 왼쪽 다리에 중심을 잡고 히팅포인트를 굉장히 뒤쪽에 놓고 치더라. 상황에 관계없이 본인이 배트컨트롤을 잘하는 것 같다. 그것도 능력이다.”

공을 맞히는 재주가 워낙 뛰어나 히팅포인트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처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페르난데스가 히팅포인트를 뒤쪽에 두고 타격할 때는 기존의 모습과 달리 왼발의 이동폭이 크지 않다.

승부사 기질도 남다르다. 득점권에서 타율 0.339(59타수20안타), 3홈런, 35타점을 기록했고 절체절명의 승부처인 7회 이후, 2점차 이내에선 10개구단 타자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타율(0.438·32타수14안타)에 홈런도 2개를 쳐냈다. 단기간에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은 물론이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한 덕분에 믿음은 더욱 확고해졌다. ‘복덩이’로 불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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