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유벤투스의 무례함, 당혹스러운 K리그…추이는?

입력 2019-08-0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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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스포츠동아DB

121년 전통을 가진 유벤투스(이탈리아)의 무례함은 멈춤이 없다. 지난달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는 한국축구에 씻을 수 없는 치욕을 안겼다. 300만 달러(약 35억 원)의 개런티를 받고 방한에 나선 그들은 친선경기 계약의 핵심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의 45분 이상 출전’을 지키지 않았다. 뒤늦은 입국에도 늑장을 부리다 킥오프 지연사태까지 일으켰다. 심지어는 경기시간 축소(90분→80분)까지 요구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사상 초유의 사태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유벤투스와 이탈리아 세리에A 사무국, 국제경기를 승인해준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각종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한 항의 서한을 보냈다. 발송 이틀 만인 지난달 31일 밤 프로연맹(대한축구협회·AFC 참조)에 도착한 유벤투스의 답변은 황당했다.

핵심은 이렇다. ▲ 아시아 투어 프로그램 변경이 불가한 상황에서 구단(유벤투스) 매니저가 스케줄 변화가 야기할 위험을 이야기했음에도 최초 계획(7월 27일)을 K리그의 요청으로 26일로 앞당겼다. ▲ 쉽지 않은 일정 등의 문제를 인지해 비행기 착륙·입국수속·선수단을 위한 경찰 에스코트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비행기를 내리는 데 45분, 공항을 빠져나가는 데 1시간50분 소요돼 숙소 도착이 늦어져 휴식을 하거나 일반적인 경기 전 활동을 할 수 없었다. ▲ 파벨 네드베드 부회장(체코)과 부폰 등이 팬 미팅에 나서 팬과 미디어 요구를 최상의 레벨로 이행했다. ▲ 경기장 이동도 에스코트가 없어 전 세계에서 경험 못한 교통체증에 두 시간을 도로에서 허비했다. ▲ 충분치 않은 워밍업에도 가식적이지 않은 경기를 했다. ▲ 방한 멤버 모두가 경기를 뛰었으며 호날두는 48시간 전 중국 난징에서의 경기 후 근육 피로로 메디컬 팀의 조언에 따라 휴식이 필요했다. ▲ 결과적으로 우린 K리그가 주장하는 무책임과 오만함, 팬을 무시했다는 고발은 명백히 거부한다.

대국민 사기극을 펼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소속팀 유벤투스는 지난달 31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의 항의 서한에 답변했다. 핵심 쟁점은 빠졌고 유감의 표현조차 하지 않아 공분을 사고 있다. 프로연맹 측은 1일 유벤투스의 주장을 반박했다. 사진은 유벤투스가 프로연맹에 보낸 공문.


프로연맹은 당혹감에 빠졌다. 핵심 쟁점을 빠트린 채 유감의 표현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프로연맹은 1일 “본질을 벗어난 핑계만 늘어놓은 유벤투스의 답신은 무책임하고 불성실했다”는 내용의 반박문을 발표했다.

주용내용을 살펴보면 ▲ 주최사(더 페스타)와 계약을 앞둔 6월 17일 프로연맹 사무국을 방문한 유벤투스 담당자는 ‘호날두 출전은 보장됐는지’, ‘새 감독(마우리치오 사리)이 부임했는데 출전은 이상 없는지’, ‘1군 구성이 맞는지’ 등 질문에 ‘반드시 이행 된다’고 답했다. ▲ ‘비행기 연착 대처방안’도 ‘걱정 말라’고 했다. ▲ 호날두가 정말 뛸 수 없는 상태라면 출전 엔트리에 교체인원으로 표기하고 벤치에 앉힌 건 기만행위이다. ▲ 프로연맹은 일정 변경을 요청한 것이 아닌, 애초에 ‘26일이 아니면 불가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26일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한 쪽은 유벤투스다. ▲ 선수단 76명 입국수속은 26분이 소요됐다. ▲ 킥오프 지연은 (최소 40분이 소요된다고 알았다는) 선수단이 오후 6시 15분에야 숙소를 출발해 야기됐다.

그밖에 유벤투스는 법무 팀 대응(검토)도 언급했고, 연맹 역시 외신 발표와 함께 국제 소송 등의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돌고 돌아 원점으로 돌아온 사태는 어떻게 끝날까. 서로가 물러서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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