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 3차전이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두산 후랭코프가 역투하고 있다. 고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두산 베어스 외국인투수 세스 후랭코프(31)가 통산 세 번째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등판에서 깔끔한 투구를 선보이며 팀을 통합우승의 문턱까지 올려놓았다.
후랭코프는 2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KS 3차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100구를 던지며 4안타 4볼넷 2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KBO리그 데뷔 첫해인 2018시즌 KS 2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1.38(13이닝 2자책점)으로 활약했던 그 기세 그대로였다. 스트라이크(54개)와 볼(46개)의 비율은 썩 좋지 않았지만, 최고구속 151㎞의 포심패스트볼(포심·43개) 구위가 엄청났고, 커브(21개)와 컷패스트볼(커터·25개), 체인지업(11개) 등 변화구를 적재적소에 섞어 던진 볼배합이 돋보였다. 그만큼 포수 박세혁과 호흡이 잘 맞았다.
4회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위기조차 없었다. 1회 선두타자 서건창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4회말 2사 후 이정후에게 첫 안타를 허용할 때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누상에 내보내지 않았다. 4회말 볼넷 2개를 허용하며 자초한 2사 만루 위기에서도 송성문을 1루수 땅볼로 솎아내며 실점을 막았다. 그 사이 타선은 박세혁의 3루타와 박건우의 2점홈런, 오재일의 2루타 등을 묶어 3회에만 4점을 뽑아내며 후랭코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올해 전반기까지만 하더라도 후랭코프는 KS 출장 여부조차 불투명했다. 전반기 13경기에서 4승6패, 평균자책점 4.41로 부진을 면치 못했고, 어깨 통증까지 겹치며 교체설까지 나왔다. 그러나 올스타 휴식기를 통해 주사 치료를 받은 뒤 후반기 9경기에서 5승2패, 평균자책점 2.44로 반등에 성공했고 마운드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며 다시금 신뢰를 회복할 수 있었다. 통증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드니 자신 있게 구위를 뽐낼 수 있었다. KS 3차전에서도 후랭코프의 구위는 흠 잡을 데가 없었다.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 3차전이 열렸다. 8회초 2사 3루 두산 박세혁이 1타점 적시타를 치고 1루에서 환호하고 있다. 고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후랭코프와 배터리 호흡을 맞춘 박세혁(29)의 활약도 빛났다. 결승 3루타 포함 2타수2안타2타점2볼넷의 100% 출루에 성공하는 등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3차전 데일리 MVP로 선정돼 기쁨을 더했다. 24일 훈련을 마친 뒤 “끝날 때까지 방심하지 않고 뛰겠다”던 열정을 그라운드에 마음껏 쏟아부었다. 첫 KS 무대를 경험하는 데 따른 두려움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박)세혁이는 잘하고 있다”던 두산 김태형 감독의 믿음에도 완벽하게 보답했다.
둘은 경기를 마친 뒤 다시 한번 주먹을 맞부딪쳤다. 박세혁은 “고맙다”고 했고, 후랭코프도 “박세혁이 리드를 잘해준 덕분에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과연 환상의 배터리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