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지성준. 상동|최익래 기자
깜짝 트레이드. 하지만 어색함은 없다. 지성준(25·롯데 자이언츠)의 새 팀 합류 첫날은 웃음이 가득했다.
롯데와 한화 이글스는 21일 2대2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포수 지성준과 내야수 김주현(26)이 롯데 유니폼을 입고, 투수 장시환(32)과 포수 김현우(19)가 한화로 이적했다. 트레이드의 핵심은 단연 지성준과 장시환이었다. 토종 선발진이 약한 한화, 그리고 2018시즌을 앞두고 강민호(삼성 라이온즈)가 떠나며 안방 공백이 이어졌던 롯데의 상황이 맞물려 거래가 성사됐다.
트레이드 발표 나흘 뒤인 25일, 지성준은 롯데 훈련에 합류했다. 청주중~청주고를 거쳐 한화까지…. 연고지를 떠나지 않았던 지성준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순식간에 새 동료들에게 녹아들기 시작했다. 김해 상동구장에서 만난 지성준은 “아는 선수들이 많아서 어색하진 않다. 이대호 선배, 송승준 선배, 이병규 선배 등 많은 분들이 좋은 이야기를 해주셨다”며 “어릴 때부터 사투리를 정말 좋아했다. 뭔가 친근한 느낌이다. 롯데의 분위기는 내 스타일”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지성준은 2018년 99경기에서 타율 0.275, 7홈런, 29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올해는 58경기 타율 0.250, 2홈런, 11타점으로 주춤한 뒤 새 팀에 합류하게 됐다. 롯데에는 기존 나종덕, 김준태 등 포수 자원이 있지만 안정감이 떨어졌다. 지성준이 곧장 주전 포수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하지만 지성준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많은 경기에 나서는 건 모든 선수들의 꿈이지만 풀타임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기회는 내가 만드는 것”이라고 선을 그은 뒤 “겨우내 체중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릴 계획이다. 유연성을 기르기 위해 요가를 배울 생각도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에는 2015년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췄던 구승민을 비롯해 윤성빈, 김원중 등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빠른 공 투수’가 즐비하다. 하지만 지성준이 진짜 바라는 건 하나, 승리다. 그는 “결국 팬들을 위해서는 승리가 제일 중요하다. 재미없게 이기는 건 별로다. 팬들이 경기를 볼 때 짜릿함을 느낄 만큼의 승리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상동|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