댈러스 카이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결국 마지막까지 왔다. 메이저리그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마지막 선발투수 대어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이다.
2020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FA 시장에 나온 대어급 선발투수들이 대부분 행선지를 찾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은 22일(한국시간) “좌완 투수 댈러스 카이클이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최대 4년 7400만 달러(약 859억 원)짜리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3년 5550만 달러의 보장액에 1년 1850만 달러의 옵션이 포함된 조건이다.
카이클은 2012년부터 올해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84승71패 평균자책점 3.67의 성적을 남긴 왼손 투수다. 2015년에는 20승8패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해 당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카이클은 앞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5년 8500만 달러에 계약한 매디슨 범가너, 류현진과 함께 이번 FA 시장의 대어급 왼손투수로 꼽혔다. 게릿 콜(뉴욕 양키스)과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 내셔널스)와 같은 ‘초특급’은 아니지만, 시장에서 충분히 가치를 인정받을만한 자원이었다.
더군다나 카이클은 ‘악마 에이전트’라 불리는 스콧 보라스의 고객이었다. 보라스는 이번 시장에서 콜과 스트라스버그 등 초특급들을 빠른 시간 안에 계약한 뒤 카이클과 류현진 같은 다음 등급 FA들의 계약을 순서대로 챙겼다. 시장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몸값을 높여야 하는 자원들의 계약을 신중하게 진행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류현진의 계약은 좌완 선발투수들 중 가장 마지막으로 이뤄지게 됐다. 이는 보라스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카드 중 류현진의 계약을 가장 신중하게 진행시키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류현진은 시장이 열린 이후 끊임없이 LA 다저스, LA 에인절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과 연결됐는데, 보라스는 계약을 서두르지 않고 연말까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현지 언론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류현진에게 온전히 쏠리고 있다. ‘디 애슬레틱’은 21일 “에인절스가 훌리오 테헤란을 영입했지만, 여전히 류현진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22일에는 ‘MLB 네트워크’가 “토론토가 류현진에게 경쟁력 있는 제안을 제시했다”며 영입 경쟁 상황을 알렸다.
비슷한 등급의 좌완투수들 계약이 차례대로 성사되면서 마지막인 류현진의 계약에도 이제부터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끝까지 신중하게 시장 상황을 살피고 있는 에이전트 보라스는 과연 류현진에게 어떤 계약을 선사할까. 전 세계의 이목이 ‘코리안 몬스터’의 두 번째 메이저리그 유니폼으로 쏠리고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